만희네 집 - 30주년 기념판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
권윤덕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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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이 독자들을 만난지 30년이나 되었다는건 그만큼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건데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온 이유는 아마도 그들의 기억 속에 간직되어 있는 이야기가 들어있는 책이어서가 아닐까요.



제가 이 책을 처음 만난건 여러 해 전이예요. 어느샌가부터 집에 있었는데 아마도 중고로 구매했던 여러 권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내지에 낙서도 있었거든요. 누군가의 손 때 묻은 책이 또 제게로 와서 어렸을 때의 기억을 하나하나 건드려주었답니다.

1. 주택에 거의 20여 년을 살았던 제게도 익숙했던 모습이예요. 학교에서 다녀오면 집에 키우던 진돗개가 있었는데 요렇게 대문밑에 코를 내밀고 맞아주었어요. 저 언덕 아래서부터 제 발소리를 듣고 낑낑거리던 친구가 너무 그립네요.

2. 어렸을 적 자개 가구나 소품 하나씩 있으셨나요?
할머니댁에도 저희집에도 장농, 경대(화장대ㅎㅎ) 등등 자개가구가 있었어요. 그땐 이쁜 줄 몰랐는데 지금은 너무 아름다워 보이네요. 작가님은 시부모님 방에 있었던 이 가구를 어떻게 그렸는지 잘 모르시겠데요. 정말 대단한 눈썰미를 가지신 것 같아요.

3. 아, 이 장면도 너무 그리웠어요.
저희 집 강아지(사실은 개였죠ㅎㅎ)는 진돗개여서 밖에 마당에서 생활했는데 천둥번개치는 날엔 현관에 딱 붙어 앉아있었어요. 그러면 저희 자매들이 살짝 문을 열어주었답니다. 신발 놓는 곳에 수건 깔아주고 거기서 밤을 보낼 수 있게 해주었죠. 비도 맞고 매일 목욕하는 강아지가 아니라 비릿한 털냄새가 진동해도 예쁘다예쁘다 쓰다듬어주곤 했던 기억이 나요:)

4. 주택에 살면 좋았던 점.
바로 친환경 김치냉장고가 있었죠.
마당 한 켠에 땅을 파고 넣어 둔 김치며, 동치미를 꺼내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요ㅜㅜ
그리고 온 동네 아줌마들이 품앗이하여 서로 김장을 도와주고 한포기씩 나누어 먹으니 전국의 다른 맛 김치를 맛볼 수도 있었고요.

5. 화장실 안의 빨래비누와 요강도 눈길을 끌었어요.

6. 왜인지 파랑 빨강 색의 방석도 어느 집에든 있었던 것 같아요.

7. 시계와 전화기 구형 노트북 그리고 창 밖의 전깃줄까지.



이렇게 작고 사소하지만 제게는 커다란 이야기들을 꺼내주는 그림책을 계속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30주년 기념판도 소장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딱 한번 뵌 적 있는 권윤덕 작가님의 환한 얼굴이 기억납니다. 큰 아이와 동행했던 자리인데 아이에게 그림책 사랑해주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며 두 손을 꼬옥 잡아주셨어요. 그때 그 마음을 잊지 않은 아이와도 함께 이 그림책을 보았어요. 아마 아이에게도 이 그림책이 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떠올려 주겠죠?




나와 우리의 이야기로 가득한 <만희네 집>

개정판의 겉표지 그림은 올 해 출간 예정인 <만희네 꽃밭>의 한 장면이라니 너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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