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달 작가 그림책은 이야기 듣고 말하는걸 좋아하는 우리집 자매와 제게도 딱 좋아할 스타일의 그림책이예요. 종알종알 대화와 귀여운 그림체!(한글자도 빠짐없이 읽어야 하는거 아시죠ㅎㅎ)그렇게 한 두권씩 모으다 보니 이제 꽤 많이 소장하게 되었네요.유독 할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저는 몇 해전 돌아가신 할머니가 아직도 많이 그리워요. 그래서 할머니가 나오는 그림책은 그냥 눈물버튼 작동입니다. 그래도 안녕달 작가님 <당근 할머니>는 꼭 만나보고 싶었어요. 표지에 탐스러운 과일 채소가 그려져있는걸 보니 맛있는 음식들이 나오겠구나 싶었어요. 잠시 외출해야하는 엄마아빠가 귀여운 손주를 할머니께 맡깁니다. 어쩐지 할머니댁에 있는 동물들이 모두 토실토실해보이는데요ㅎ 개인적으로는 통통한 아기 손, 팔뚝 특히 오동똥 발뒤꿈치(공감하시나요ㅜㅜ) 못견디게 좋아하는 저로써는 그저 귀여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어요.할머니와 시장에 가서 맛있는걸 사먹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우와 맛있겠다, 나도 솜사탕 먹고 싶다, 나는 젤리랑 케이크! 라며 먹고 싶은걸 외치는데 저는 어렸을 때 할머니랑만 시장에 갔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제가 어른이 다 되어 놀러갔을 땐 늘 끓여주시던 육계장을 이젠 못 끓이시겠다고 시장에 가서 사먹자 하셨어요. 그땐 몰랐는데 할머니도 이제 많이 늙고 힘드셨던것 같아요. 그래도 손녀 좋아하는 음식은 먹이고 싶으셨고요. 여기저기 구경하고 할머니 친구도 만납니다. 귀여움 독차지한 귀요미 얼굴이 너무 사랑스럽죠.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장면에서 또 한번 울컥했어요. 할머니가 사랑받는 아이의 뒤에서 흐믓하게 웃으시는게 왜이렇게 그리운 모습이 되었는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참 예쁘게 그리셨어요.“할머니도 당근을 제일 좋아해요?”“응, 할머니도 당근이 제일 좋아.”아.. 그냥 이런 대화들이 너무 그립고 그리워요. 자주 뵙지 못했던 시간들도 너무 아쉽고요. 제게 해주셨던 이야기들과 편지도 그립네요.작은거라도 손에 쥐어주시던 할머니.집에 가는길 당근할머니도 볼록한 손자 배처럼 커다란 당근을 쥐어주십니다. 할머니들 마음은 다 똑같은가봐요.글도 그림도 그리고 떠오르는 기억과 추억 모두 너무 따스했던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