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 중국 민주 자유를 위한 간절한 외침
우쩐룽 지음 / nobook(노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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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쩐룽은 중국 섬서성 함양시에서 평범하게 태어난 소년이었다. 인민해방군에 입대하며 정치 교관으로 활동했을 정도로 중국 내에서 촉망받던 인물이었다. 철저하게 폐쇄적인 사회 속에서 독서를 통해 공산주의와 공산당의 불투명한 미래를 깨닫고 수많은 글을 쓰며 기회를 엿보다 한국으로의 탈출을 감행한다. 그리고, 2008년 한국에서 중국 최초 난민으로 인정되어 뉴스에서 화제가 되었다.

 

 

우쩐룽의 문체는 폐쇄적인 면모를 갖고 있는 중국을 인위적으로 상상할 필요 없이 자연스레 중국인의 일상을 체험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끔 한다. 가족이든 친구이든 관계와 상관없이 서로를 거미줄 처럼 검열하는 모습은, 현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나의 입장에서 숨이 막혀오는 듯 했다. 또한, 책장을 넘길수록 계속되는 사건과 공안으로부터 쫓기는 와중에 펼쳐지는 생생한 탈출극은 단숨에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우쩐룽에 대해 이중적인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평범한, 아니 더 우위에 있는 중국인으로서 가족들과 안락한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포기하고 가족을 중국에 두고 오면서까지 조국과 민족의 미래를 위한 삶을 살아온 우쩐룽이 안타까우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쩐룽의 조국이 그가 외쳐온 자유로운, 그리고 민주적인 중국으로 변한다면, 미래인들은 우쩐룽을 위인으로 기억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대한민국에 태어난 스스로가 감사하게 느껴졌다. 한국 역시 급진적 성장으로 인해 자유, 민주가 피흘리며 성장했으나, 현재는 상당한 수준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현재도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나의 의견을 자유롭개 개진할 수 있고, 나의 사상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존중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한국은 더욱 자유적, 민주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인이 아니기에 한 권의 책으로 중국을 완벽하게 파악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정말 짧은 분량으로 중국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우쩐룽의 간절한 노력이 닿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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