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사를 뒤흔든 5가지 생체실험
김서형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7월
평점 :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다들 아실 거에요.
11가지 항목이 있는데 그 중 일부를 적어 보자면
1.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합니다
8. 나는 나이, 질병, 장애, 인종, 성별, 국적, 정당, 성적 지향, 사회적 지위 등을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습니다
9. 나는 인간의 생명을 그 시작부터 더없이 존경하겠습니다.
이 선서는 정확하게는 1948년에 세계의사협회가 채택한 '제네바 선언'이라고 해요.
이 선서의 이름에 쓰인 히포크라테스의 사례도 이 책에 나오는데,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어요.
선서의 8번째 내용에 '나이, 질병, 인종, 국적, 사회적 지위 등을 초월하여' 라고 쓰여 있는데 히포크라테스는 페르시아와 일리리아에게 의술을 베풀지 않았다고 합니다. 즉 그에게는 오직 자신과 같은 국적인 그리스인만이 의술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었던 거죠. 환자의 국적은 따졌다는 사실에 조금 씁쓸해 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체실험' 하면 '살아 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비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나치의 홀로코스트, 731부대의 마루타, 그리고 터스키기 사건은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갈레노스나 베살리우스, 하비의 해부학과 생체실험은 지식과 정보의 축적을 통한 의학 발전이라는 측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목차>
파트 1. 생체실험으로부터 발전한 고대 의학
= 최초의 동물실험, 알크마이온
= 의학의 분리와 뇌전증의 발견, 히포크라테스
= 근대 해부학의 창시자, 베살리우스
등등 5가지 사례
파트 2. 호기심과 잔혹함의 경계, 프리드리히 2세의 생체실험
= 신성로마제국의 탄생부터 팽창까지
= 하인리히 6세와 프리드리히 2세의 십자군 전쟁
= '왕좌에 앉은 최초의 근대인'의 관용
= 스투파 문디, 프리드리히 2세의 생체실험
파트 3. 나치가 자행한 생체실험의 끔찍한 전말
파트 4. 생체실험과 의학 발전을 결부시킨 731부대의 만행
파트 5. 백인 우월주의가 낳은 터스키기 생체실험의 비극
189쪽~191쪽
생체실험이라는 명목하에 731 부대가 저지른 악행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얼핏 보면 의학과 과학 발전을 위한 실험처럼 보이지만, 이는 철저한 인권 유린이었다. 이들은 사람이 질식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보기 위해 목을 매달기도 했고, 사망 시간을 알아보기 위해 음식이나 물을 전혀 주지 않기도 했다. 색전이 생기는 시간을 결정하기 위해 동맥에 공기를 주입하기도 했다.
(색전: 혈관이나 림프관에 생긴 유리물이 관의 일부나 전체를 막은 상태)
더욱 끔찍한 것은 인간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사망할 때까지 돌리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70% 이상이 물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731부대의 끔찍한 만행을 부정했다.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인정한 독일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그런데 2011년에 731부대의 세균전 피해자가 2만 5천 명 이상이라는 극비문서가 일본에서 발견되었다. 문서에는 1940년부터 1942년까지 중국 지린성과 저장성 등에서 페스트균에 감염된 벼룩을 살포했을 때의 기록과 당시 1, 2차 감염자 수가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731부대의 생체실험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했다는 점이다. 당시 731부대에서는 여러 논문을 작성했는데, 이 논문을 학위논문으로 제출한 경우가 다수 있었다.
(페스트균의 염색법이나 이질균 분류 방법, 장기 손상 후유장해에 대한 논문 등)
인류 역사 최초의 팬데믹은 언제일까요? 책에 의하면 165~180년 사이에 로마 제국에서 발생한 역병이라고 합니다. 5현제의 마지막 황제인 아우렐리우스가 통치했던 팍스 로마나 시기인데요.
(1세기부터 2세기까지 로마 제국은 전쟁을 통한 영토 확장을 최소화하고 오랫동안 평화를 누렸는데, 이 시기를 팍스 로마나 라고 부릅니다)
80쪽
동물실험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다. 세계적으로 동물실험 때문에 사라지는 동물의 수가 무려 1억 2천 마리 이상이다. 2022년 12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동물실험 의무화 조항을 삭제한 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미국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동물대체시험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불필요한 고통을 줄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2000년에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슬로건이다. 주사제를 제외한 모든 전문의약품을 대상으로 의약분업을 시작했다.
의약분업의 가장 주된 목적은 의약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증진시켜 국민건강을 보호하며, 제약산업의 발전과 투명한 의약품을 유통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의약분업은 언제부터 시작한 걸까? 유럽에서는 그리스와 로마부터 중세까지, 치유의 역할을 의사와 약초상으로 구분했다.
이들의 업무를 독립적으로 최초 규정한 것은 1240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프리드리히 2세였다.
이탈리아 캄파니아주에 있는 살레르노에는 중세 최초의 의학교가 설립되었는데, 종교나 성별에 상관없이 의학을 배울 수 있었다.
동물에 많은 호기심을 가졌던 프리드리히 2세는 인간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생체실험을 했는데, 이는 그의 명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수도사인 살림베네는 '교회에 무관심하고 이슬람 문화에 관심이 많은' '끔찍하고 잔인한 생체실험을 하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프리드리히 2세를 묘사했다]
1) 영혼은 배의 구멍을 통해 빠져나가는가?
프리드리히 2세는 죄수가 죽을 때까지 물과 음식을 주지 않고, 죽음이 가까워지면서 발생하는 모든 과정을 면밀하게 기록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배에 구멍을 뚫어, 죽는 순간에 인간의 영혼이 육체를 떠났는지를 확인하려 했다.
2) 어린아이 대상 - 언어의 기원
프리드리히 2세는 인간 언어의 기원을 궁금해했다. 그래서 인간 언어가 원래 어떤 것인지 입증하기 위해 아기들에게 식사와 목욕 외에 어떤 상황에서도 말하지 못하게 했다. 결국 아기들은 애정이나 기본적인 상호작용의 부재로 모두 사망하였다.
프리드리히 2세는 십자군 원정이 성공했음에도 이슬람 학문에 관심이 있다는 이유로 교황에게 여러 차례 파문당하였다. <신곡>을 쓴 단테는 프리드리히 2세를 이단 지옥에 넣기까지 했다.
1240년 프리드리히 2세는 의사의 실력을 향상시키고자 5년에 한 번씩 인체 해부를 해도 된다는 명령을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유럽에서는 인체해부 금지의 암흑시대가 종식했다. 인체해부를 통해 장기를 정확하게 관찰하면서 근대 의학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서평단 도서로 제공받아 읽고 쓴, 저의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추천 블로그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ora_927/223511406863
* https://blog.naver.com/sora_927/223356250345
#서평단
#믹스커피
#김서형
#원앤원북스
#세계사
#인문도서
#세계사를뒤흔든5가지생체실험
#신간도서
#추천도서
#히포크라테스
#731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