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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반쪽을 지워버린 사람들 - 역사와 함께 떠나는 스페인 여행기
이기성 글.사진 / 에세이퍼블리싱 / 2011년 6월
평점 :
인터넷 여행 동호회 사이트를 보면 여행기가 넘쳐나는데
요새 인터넷 글쓰기에서 흔히 볼 수 있듯 사진이 아주 근사하고 글은 적은 잡지식 여행기가 그 중에 많다. 읽어보면 눈요기는 되지만 내용은 정말 볼품없다. 깊이도 없고 감정도 울림이 없고 그냥 '나 여기랑 저기랑 조오기랑 갔다왔어요. 멋지죠?" 뭐 이정도 수준이랄까.
역시 인터넷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마음에 남고 보존하고 싶은 글을 담은 멋진 기행문은 책으로 만나야 한다는 걸 다시 절감했다.
'역사와 함께 떠나는 스페인 여행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 자신의 반쪽을 지워버린 사람들"이란 책은 여행 떠나기 전 여행지에 대한 광광지 위주의 볼거리 중심이 아니라 그나라의 문화나 역사를 좀 알고 가서 유물들을 제대로 느껴가며 여행하고 싶다는 나의 목표를 잘 도와주는 길잡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공부를 제대로 하고 인생을 좀 살아본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지적 세련됨과 깊이감. 시적이면서도 감칠맛이 있는 뛰어난 문장력과 호기심을 끄는 각 장의 도입부가 그 매력이랄 수 있다.
흔히 유럽을 늙었다고 표현하지만 그 연륜있는 도시의 비밀과 사연과 아픔과 찬란함을 담고 있는 당시의 역사를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 현재 스페인 곳곳에서 끌어내어 의미있게 음미하게 하고 그 속에서 살아갔던 과거 사람들을 불러내어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었다.
작가가 눈길을 주는 곳을 같이 바라보고 작가가 사색에 잠기는 부분에서 함께 사색하다보면 스페인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다.
인터넷에 수도 없이 화려한 사진과 함께 올라온 생생한 여행 후기들과는 격이 다른 품격높은 역사 기행문을 만나게 되어 참 반갑고,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