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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해볼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이번 책은 40이라는 숫자,40이라는 나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에세이집이다.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가 이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내가 이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나도 역시
40이라는 나이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마흔~~ 마흔이 되면서 마흔이라는 나이에 맞는
에세이를 몇 권 읽어보기도 했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시기와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는 시기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책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봄이 느껴지는 표지는 봄에 읽기에 너무
좋을 것 같고 책 사이즈도 크지 않아서 카페에
앉아서 읽어보기 참 좋을 것 같았다.
코로나가 끝나야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어볼 수 있을 듯 한데 말이지..

[해볼 건 다 해봤고,이제 나로 삽니다.]는
15명의 유명작가의 마흔이라는
상징적인 나이(?)를 어떤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또는 어떤식으로 이끌어가고 있는지
또는 어떤식으로 해석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책이다.
그리고 그녀들 역시 유명하지만 그녀들도 나와
그리고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과 다른 40대를
보내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p23-메건다움
"사는 건 똑같은데 집세만 올랐네?"
이 한마디에 모두들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소울메이트,
옷으로 쓰는 우리의 연대기
p51-캐서린 뉴먼
"절친이 난소암으로 죽고, 내게 남은 건 이따위
티셔츠 뿐"
아,하지만 그뿐이 아니다.친구는 내게 훨씬
더 많은 걸 남겨 주고 갔다.
캐서린 뉴먼의 옷으로 쓰는 우리의 연대기를 읽고
눈물이 났다.
너무 슬픈 이야기를 덤덤하게 옷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엿보게 했다.
그녀는 소울메이트와 함께 그렇게 함께 나이들었고
그녀의 소울 메이트는 떠났다.
다른 사람들은 죽은 그녀의 친구의 옷을 입는것이
찝찝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녀는 그녀의 옷을 입고
그녀를 회상하며 기억한다.

나는 서른아홉에 배우가 됐다
p112,113- 질 카그맨
'나이를 먹는다는, 건 잘 숙성된 치즈나
와인처럼 멋진 일이다'
질 카그맨의 에세이는 사이다같은
글로 빵빵 터진다.
40이라는 나이는 좀 더 느긋해지고
좀 더 완숙된 의미를 지니게 된다는 것을
그녀의 글을 읽으므로써 좀 더 재미있게 와 닿았다.
또한 서른아홉에 배우가 되었다는 말은
늦었다고 생각되는 나이에
배우가 되었다는 것은 40이라는 나이에
우리도 아니 나도 적어도 무언가를 시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반성을 하게 해주었다.

인생의 은유
p173-앨리슨 윈 스코치
그리하여 결혼13주년에 우리는 멕시코에
가지 않았다.-우리 삶에서,그리고 결혼 생활에서
때로는 -실은 자주-멕시코 칸쿤의 인적 드문
해변,리비에라 마야에서 바다로 지는 석양을
바라보길 원하지만, 실상은 물리 치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 거다.하지만 괜찮다.어쩌면 그럴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인생의 은유에서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그녀의 삶을 뒤바꿔 놓은 사건.
그런 사건은 과연 그녀에게만 오는 것만은
아닐것이다. 우리는 자주 인생의 쓴맛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을 이제는 어떻게 희석하는지는 그것은
바로 우리가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해온 그들과의
관계에서 이겨내야 할 것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사람들
p219-쥴리 클램
그들이 지금의 당신이 존재하도록
도운 사람들이라면,그들은 결코 당신을 완전히
떠날 수 없다.당신이 어디에서 무얼 하건 그들은
늘 당신과 함께 이니까.
어쩌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런 것이리라.
자신이 나이들어도 해결해나기 못한 것들을
엄마와 이모는 두손 두발 걷어놓고
그녀를 도왔다.
그녀의 도움이 필요한 건 어쩌면 나이가 더 많은
그녀의 어머니일지도 모르지만.그녀를 돕는건
어머니였다.그리고 이모와 함께...
이 부분에서 가족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가 만약 그녀처럼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나역시 이나이가 되었지만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것이다.
마흔이라 해도 20대와 30대와 별만 다를 것이
없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신체의 나이만
달라졌을 뿐이다.


해볼 건 다 해봤고,이제 나로 삽니다
p237-수진 림
말이 필요없다. 이 그림 하나면 모든것을
공감한다.
맞지않는 청바지를 벗어던지고
자기에게 맞는 바지를 입고 당차게
걸어가는 여자의 그림....
글씨 하나 없어도 백퍼 공감가는 이 부분은
정말 중간에 잘 삽입된것 같다.
우리는 이제 불편한 옷을 입을 필요가 없다.
입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왜? 굳이 입어야 하나?
이런 생각까지 든다.
인생에 있어서 40이라는 나이가 그렇다.
어정쩡한 40이라는 나이..
젊지도 늙지도 않은 40이라는 나이..
하지만 10년후 40이라는 숫자는 젊음을 상징하고
있는 나이일 것이다.
그때를 생각하자. 40은 모든것을 이룬 나이가
아니라 시작할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을..

생일과 양자 물리학
p275-태피 브로데세애크너
시간을 감정의 노예가 아닌 과학자의
눈으로 보는 시점으로 시작한다.
왜이리 하루가 왜이리 한달이 그리고
일년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것일까?
우리는 좀 더 과학적으로 다가가봐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점에서 태피 브로데세애크너의 글을 마지막에
실은것에 좀 동의한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당신을 둔하게 만든다.
마훈이 되면 둔해진다.대신 세월에 신경 쓰이는
강도가 둔해진다.혹시 '둔하다'는 말이 거슬리는가?
그럼 그 대신 '느긋해진다'는 표현을 쓰기로 하자.
이제 당신은 살짝 더 느긋해 진다.
40이라는 나이가 느긋함의 상징인가?
다들 그럴것이다.
20대는 앞만보고 달려왔고,
30대는 위를 보고 올라갔고,
40대는 뭔가를 이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아~~ 하지만 이제 좀 둔해지고 싶다.
상당히 거슬리는 표현이 아니다.
그냥 둔해지고 싶다..

오랜만에 또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그녀들은 나름 유명한 작가이고 성공한
작가인데 막상 그녀의 40대를 훔쳐 보니 특별하기
보다는 우리의 일상과 비슷하다는 것이 조금은
놀라웠다. 뭐 나라간의 생활 풍습적인것만 빼고는 말이지.
그녀들도 바쁜 일상에 쫓기기도 하고
나이에 갇혀있기도 하고
황혼의 단꿈을 꾸기도 했다.
지금의 내가 걸어온 인생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또한 그녀들의 글에서는 용기와
빛을 충분히 느끼게 했다.

지금 여기서 멈출 것인가?
다시 출발선에서 달릴 것인가?
아직도 나는 망설이고 있다.
나도 이제 마흔이라는 나이이기에..
뭔가를 시작하려면 너무 늦은 시기인가?
뭔가를 멈춰 버리기엔 너무 빠르지 않은가?
그것은 다 자신만의 인생의 시계가 있는듯 하다.
[해볼 건 다 해봤고,이제 나로 삽니다]는
40에 들어선 나를 한번 더 생각해 보게 하는
에세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