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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들어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아이들과 독서하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어요.
햇살 잘 드는 베란다에 앉아서
차가운 커피와 책 한권은 요즘 같은날의
힐링이 따로 없답니다.
이번에 제가 읽게 된 책은
[J.D.샐린저-호밀밭의 파수꾼이랍니다.]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느끼게 된 계기는 바로
설쌤의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너무나 재미있게
눈으로 귀로 한 번 들어봤기 때문이죠.
그때 바로 저 책을 읽어 봐야겠다 하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1950년대의 뉴욕 그리고 한 소년의
성장이야기..
인간의 본성과 순수함까지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J.D.샐린저의 단 한 편의 장편 소설로
전 세계 누적 판매 7천만 부를 기록한 책이자
미국 '타임'지가 뽑은 현대 100대 영문 소설,
국내에서 908주 연속 한 주도 빠지지 않고 팔릴
정도로 현재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베스트셀러랍니다.
그리고 J.D.샐린저가 1919~2010년까지
살았으니 와우 엄청 오래 사셨더라고요.
살아계실적에 읽어볼껄.. 갑자기 그런생각이
문뜩 들더라고요.
독자들이 열광한 이유를 저도 느끼고 싶어지는
책이여서 빨리 책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답니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1950년 이후에
시작된 청년 반항 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하더라고요.
아주 사실적이고 거친 표현이 한 몫 한 듯
싶더라고요.
이런점에서 자기 표현을 억누르고 있던
청년들을 대변해서 그런가?
읽는내내 사이다 갔다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냥 거침없이 그 나이 또래들이 할 수 있는
그런 말들을 막 퍼붓더라고요.
그리고 홀든의 거침없이 자주 쓰는 말투는
점점 저를 재미있게 하고 홀리게 하더라고요.

'책을 읽어 드립니다'로 먼저 책을
만나봐서 그런지 고전이라고 해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더라고요. 읽으면서 설쌤이 했던
역할도 막 생각나고 ㅎㅎ 머릿속에서도 상상이
되고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
이 이야기는 홀든 콜필드가 4번의 퇴학을
당하면서 다니던 고등학교의 기숙사에서
좀 더 빨리 나와요. 한마디로 가출이지요.
2박3일 동안 방황하며
뉴욕의 이리저리를 돌아다니며
며칠의 일을 글로 적은 거예요.
180CM가 넘는 큰 키와 흰 머리로 인해 자기가
마치 어른처럼 보이는 홀든은
지독한 외로움에 싸우기도 하고
사람을 그리워 하기도 하고
뉴욕의 찌든 어른들의 삶을 비판하고
역격워 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는 갑자기 공원안 연못의 오리는
겨울이 되면 어디로 가는지도 궁금한 살짝
엉뚱한 면이 있는 그런 청년이지요.

거친 행동과 거친 말과
담배를 서슴없이 피는 홀든과 1950년대
뉴욕 그리고 학교.. 거리들..
책을 읽다보며 그 시대의 삶들도 느낄 수 있는데
계속 읽으면서 담배 좀 끊지.. 라는 생각이 ㅎㅎ
홀든은 영어만 빼고 낙제를 받아 결국 퇴학까지
가게 되지만 그렇다고 그가 나쁘거나 멍청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그는 대화하기를 좋아하고
어린아이들을 좋아하고 생각하하고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청년이예요.

2박3일의 가출을 한 홀든은
돈이 좀 있는지라 호텔에 가기고 하고
택시를 서슴없이 타고 다니기도 하고
여자 친구와 데이트도 즐기지요.
또한 클럽에도 가지요.
그곳에서 만나는 어른들의 모습들.
홀든은 이렇게 세상을 배워 갑니다.
"호텔은 변태와 얼간이로 가득차 있었다"
난 이 부분이 너무 웃겼다. 피식~
홀든이 처음 보는 사람과 이야기 하는 모습
술한잔 하시겠습니까?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좀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 본 사람과 저리 이야기 할 수 있고 술 한잔
하자고 할 수 있는 청년의 대담함..
ㅎㅎ
그리고 홀든의 죽은 동생 앨리와의 대화는
마음이 아팠다.
동생을 사랑하고 그리워 하는
홀든을 보면 지독히 외롭구나 또는
우울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홀든은 우울하다,역겹다,창녀,변태성욕자..
이런 표현을 많이 써요.
아마 이런 표현들 때문에 이 책을 학교에서
다뤘을 때 학부모들이 반대를 했던 것 같아요.

그가 접하는 속물들과 물욕,폭력
등이 홀든 콜필드를 분노케 합니다.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지옥이 착한 여동생 피비가
상징하는 천국과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면서
소설의 매력을 발휘하고 있답니다.
피비가 오빠 홀든에게 "장래에 되고 싶은게 뭐야?"
라고 묻는 장면에서
홀든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아이들이 낭떠러지옆에
아이들이 떨어지지 못하게 자기가 붙잡을 거라고..
아무리 자기 자신을 미친놈이라고 칭해도
아직은 마음속에 이리 따뜻함이 남아 있는
그런 홀든이랍니다.
소년의 눈으로 본 위선에 찬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예민한 성찰과 젊은이가 겪는
성장의 아픔을 담은 [호밀밭의 파수꾼]
1950년대에는 자극적인 내용이였을 수 있겠지만
요즘 읽는다면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가끔 저도 이제 슬슬 현실에 찌들어 가고
위선이 늘어간다고 느껴지는 때가 있어요.
그런 부분들을 아주 현실적이고 거침없이 거칠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너무 좋았답니다.
왠지 어른을 혼내는듯한 책이였어요.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그 것 또한 인간의
본성이니까요.
작품해설까지 꼼꼼히 읽어보았는데요
그리고 좀 더 궁금해서 이래저래 자료도
한 번 검색하게 되더라고요.
[호밀밭의 파수꾼]은 존 레논의 암살범
마크 채프먼이 이 책을 갖고 있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 당시 많은 학교들에서 금서로 지정되었고요.
그리고 이 책 한권으로 철저히 세상과 담을 쌓고
은둔한 샐린저를 모델로 한 영화도 개봉되었다고 하네요.
책을 읽으면서 정말이지 홀든에게 빠지지 않는다는건
있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거칠지만 순수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겉으로는 강하게 세게 보이고 싶지만
사실은 평화주의자이고 누군가가 자신을
끌어주고 보듬어 주기를 바라는 그런 평범한
우리 주변에 있는 그런 청소년이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