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디를 행운에 맡기지 마라 - ‘대통령의 통역사’가 들려주는 품격 있는 소통의 기술
최정화 지음 / 리더스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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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정성을 다해 대해야 할 사람은 있어도 대충 대해도 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우리는 일상에서 '소통'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한다. SNS에서는 인사말로 "우리 소통해요~"라고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소통할 것을 약속하며 자기 어필을 하기도 한다. 소통은 아주 친근하고 쉬운 단어인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당신은 제대로 된 소통을 하고 계신가요?", "당신은 왜 소통하려고 하죠?"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명쾌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잘 모르겠다. 일단 나부터도 말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소통한다'는 말은 내게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나머지, 그 자체는 이미 소홀해지고 일방적인 전달만이 남은 느낌이다. 마치 떠먹여 주는 숟가락질의 연속 같다. 그 내용물을 제대로 보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인터랙티브 고독'이라는 말이 괜히 생기는 게 아니었다.


<첫마디를 행운에 맡기지 마라>의 저자 최정화는 역대 대통령 5(전두환~노무현)의 정삼회담 통역사였다. 2,000회 이상 국제회의에 참석해 '격 있는 말하기'를 경험하고 또 실천했다고 한다. 통역사인 만큼 그녀가 만나고 배우는 사람들은 말하기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소통이 중요한 지금 사회에서 조금은 참고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경험한 '품격 있는 소통의 기술'을 한번 알아보자. 일단 저자는 소통이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던지는 자아''타자의 말을 듣는 자아'가 어우러져야 균형을 이룬다고 하였다. 또한 김수환 추기경과의 대화를 소개하며 소통의 목적을 고찰했다.

 

우리말을 빼도 6개 국어나 되네요!”

잠깐, 몇 가지가 더 있어요.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참말과 때에 따라서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거짓말, 또 자기 속에만 놓아둔 속엣말이 있습니다. 사실 외국어를 얼마나 많이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 듯합니다. 그보다는 사람들이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속엣말을 듣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어요?”

 

이를 통해, 말은 서로의 속엣말을 파악하고 내 옆에 있는 이의 마음을 좀 더 잘 헤아리기 위해 필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나는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졌는가 반성할 필요가 있다. 내가 하려는 말에만 집중한 나머지,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흘려보낸 것은 아닐까. 나는 '타자의 말을 듣는 자아'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저자는 자신만의 실용적인 스피치 노하우까지 공개했는데, 자기소개의 팁, 시선 처리 및 명함의 활용법뿐만 아니라, 'FRIEND 경청법'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나처럼 경청에 대한 조언을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할 것 같다. 통역사로서 직접 보고 들은 바를 바탕으로 제시하는 것이라 신뢰도 간다. 'FRIEND 경청법'격을 높이는 듣기격을 낮추는 듣기로 나뉜다. Friendly 경청법, Respond 경청법, Into 경청법이 전자에 해당하고 End 경청법과 Needs 경청법, 그리고 Different 경청법이 후자에 해당된다. 예시와 함께 자세하게 안내되어있는데, 읽어보면 사소하고 당연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누구나 마주한 적 있을 법한 예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소홀해지고 놓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위 도서 <첫마디를 행운에 맡기지 마라>가 소통에 무감각해진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마지막쯤에 나오는 말, '세상에 정성을 다해 대해야 할 사람은 있어도 대충 대해도 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모든 사람이 염두에 둬야 할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앞 문장은 이 순간만큼은 당신은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내포한다. 하지만 앞선 마음에 약속을 잡는 바람에 상대와의 약속을 하찮게 여길 의도가 없었더라도 곤란해지는 상황은 오기 마련이다. 저자는 그런 상황까지도 놓치지 않고 언급하며 일정 및 에너지를 관리하는 팁을 알려주기도 한다.


위 도서를 읽으면서 격 있는 말하기는 꼭 격 있는 지위의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다. 누구나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조금씩의 노력을 꾸준하게만 한다면 품격 있는 말하기의 달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품격 있는 말하기는 곧 인간관계에도 향긋한 바람을 불러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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