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고양이 - 에든버러대학교 도서관 고양이가 가르쳐준 시크한 일상 철학
알렉스 하워드 지음, 이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에 이끌려 골라 읽게 된 책이다. 고양이가 가르쳐주는 시크한 일상 철학이라니, 흥미로워 보였다. ‘감히 고양이 주제에 무슨 철학?’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고양이의 시선이 들어간 철학이라니 궁금하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읽게 되었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에피소드가 꽤나 흥미롭고 귀엽다. 고양이가 아니라 인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깊은 사고를 가지고 있지만 어쨌든 고양이라서 고양이만 느낄 수 있을 생각들이 있어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또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주인공 고양이 입장에서 본 추천 도서, 섭취한 음식, 기분, 인간 관련 발견 사항이 나오는데 이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문득 우리 학교 고양이들이라면 어떨지 궁금해진다. 우리 학교에도 마스코트 격인 고양이들이 여럿 있는데, 학교에 가서 마주치게 되면 한번 대화를 시도해봐야겠다.


우선 이 책의 주인공인 조던은 에든버러대학교의 도서관 고양이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생각하는 고양이'라서, 고양이와 인간이 맞이한 각종 상황에 대해 관찰하고 사색한다. 아무리 독서를 좋아하는 고양이라고 해도 인생의 세세한 영역까지는 알지 못하니까, 책 연체나 대학 과제, 구어체 범벅인 친구 간 대화 등은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도 이 고양이의 시선을 빌린 덕에, 익숙하다 못해 찌든 우리 인간으로서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다. 무엇이든 오래 겪다 보면 익숙하게 되기 마련이니까 가끔은 이러한 새로운 접근을 가능하게 해주는 매개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 한 가지 키워드를 찾아낸다면 그것은 바로 '만족감'이다. 도서관 고양이는 고양이와는 달리 인간에게선 만족감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원하는 것이 만족감인 것조차 알지 못하는 게 비극이라고 한다.


"그들은 행복을 보이지 않는 쥐로 만들고 평생 그것을 좇으며 보낸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만족감뿐이다. 잡을 쥐란 애초에 없다."(p.102)


만족감이 아닌 다른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것을 성취하거나 사거나 이루어야 한다는 것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 다른 것이란 바로 욕망이다. 욕망이 만족감의 사악한 쌍둥이 동생이라고 한다. 욕망은 만족감과 어떻게 다를까? 내 생각에 둘 다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강한 힘이지만 만족감과 달리 욕망은 늘 부정적인 감정을 동반하는 것 같다. 질투, 조급함, 분노 따위의 것들 말이다. 이에 반해 만족감은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포스트 잇 같은 곳에 써 놓을 만한 이상적인 느낌이 강하다. 안정감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편하게 살자고 사는 인생인데 왜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에 쫓기는 듯 살고 있는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내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 어떤 것을 추구해야 하는지 고민해봐야겠다. 또 내가 하는 생각들이 진실로부터 외면하는 자기기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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