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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힘 - 평범한 순간을 결정적 기회로 바꾸는 경험 설계의 기술
칩 히스.댄 히스 지음, 박슬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평점 :

‘아주 짧은 동안’을 뜻하는
단어, ‘순간’. 나는 순간이란 절대 손에 쥘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순간’에 대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이들이 있었다. 심지어 순간에 힘이
있다고 한다. 처음 이 제목을 봤을 때 어떤 이야기와 생각이 수록되어 있을지 전혀 예상이 안 갔었다. 생각해보면 ‘순간’은
홀로 쓰일 때에는 그 단어가 가진 힘이 잘 안 느껴지는데, 앞에 ‘결정적’, ‘최고의’, ‘인상적인’ 등
꾸며주는 표현이 붙었을 때 그 가치를 십분 발휘하는 것 같다. 우리 삶에는 여러 가지 순간들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상적인 순간을 우리의 삶에서도 기획할 수
있다면 어떤 것들이 바뀔 수 있을까? 이 <순간의 힘>이라는 책에서는 크게 고양, 통찰, 긍지, 교감의 네 가지와 관련 지어 순간의 힘을 설명했다. 이중에서 현재의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통찰, 긍지 챕터였다.
통찰_스스로를 확장하라

<순간의 힘> p. 137
‘연애를 글로 배웠다’라는
표현은 아주 유명하다. 이는 인터넷이나 책 등, 누군가의
조언이 담긴 글을 참고하여 실전에 뛰어들었더니 결과가 그렇게 좋지 않았다는 뜻으로 자주 쓰인다. 나는
이런 생각에 동의한다. 무엇이든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의문투성이에 불과하는 것 같다. 내 경험상, 상상 속에서의 시뮬레이션은 늘 불안감을 동반했다.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무엇이든 경험하고 나서 그에 관련된
교훈을 얻곤 했는데, <순간의 힘>을 보니 심리학자들은
이를 ‘자기통찰’이라고 부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자기통찰은 바람직한 대인관계에서 삶의 사명감에 이르기까지, 긍정적
결과와 상호관련성을 지닌다고 한다. 자기통찰은 우리의 머리속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생각이나 느낌을 머릿속으로만 숙고하거나 반추하는 것은 뭔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데 그다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편이 훨씬 유익하다(137쪽). 통찰이 행동으로 이어지기보다 행동이 통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은 당연하다고 느껴지는데,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쉽게 의식하지 못했을 것 같다. 내 머릿속에
떠도는 웬만한 의문들은 직접 시도해보는 것을 통해 충분히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는 직접
경험해본다고 가정하면 덜컥 겁부터 났는데, 이젠 오히려 직접 부딪쳐보는 것만이 확실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긍지_이정표를 늘려라

<순간의 힘> p.187
게임에는 흔히 ‘레벨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정해진, 혹은 정해 놓은 단계를 차례차례
밟아가는 것으로 그 단계가 높아짐에 따라 대개 여러 가지 면에서 발전도 이루어진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목표를 세운다. 당장 나만 하더라도 다이어트 성공하기, 취업하기
등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목표가 한 마디로만 정리된다면 목표를 향한 노력이 오래
지속되기 힘든 것 같다. <순간의 힘>에서도 ‘스페인어 배우기’라는 목표를 예로 들어 ‘우리를 망설이게 하는 추상적 목표’라고 지적했다. 이에 관한 해결책으로, 책에서는 캄이 개발한 레벨업 법칙을 제안한다. 나는 지금 큰 맘을 먹고 다이어트를 하는 중이다. 말짱 도루묵이
되지 않도록, 이 법칙을 참고하여 나도 구체적인 이정표를 한번 세워보았다.
레벨1: 매주 평일마다 휘트니스 센터에 가서 운동을 한다.
레벨2: 운동과 함께 식단조절을 병행한다(같은 메뉴만 반복하지 말 것)
레벨3: 기존 운동이 익숙해지면 다른 운동도 배운다(각 부위별로).
레벨4: 정해진 시간 외에도 운동을 한다(운동이 일상이 되도록).
목적지: 인바디 및 눈바디(육안으로
봤을 때)를 통해 확연한 변화를 맞이한다(근육량 증가, 체지방량 감소)
다이어트라는 특성상 새로운 레벨로 넘어가더라도 전 레벨을 유지해야 하는 엄격함이 있다. 어쨌든 현재 레벨2까지는 확실하게 도달했고, 레벨3은 진행 중이다. 다이어트를
지속하는 동안이든 끝난 후이든, 기억에 남는 ‘긍지의 순간’을 몇 개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갑자기
다이어트가 지겹기보단 설렌다.
이 책 마지막에는 마치 요약본처럼 중심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매우
섬세하고 친절한 <순간의 힘>. 인생이 재미없고
단조롭게만 느껴진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냥
지나쳤던 순간 하나하나의 위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