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일할 것인가
아툴 가완디 지음, 곽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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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자가 되라. 변화의 기회를 노리라. 새로운 동향을 무조건 받아들이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을 인식하고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라.”


고등학생 때 소명의식’, ‘직업인의 윤리등의 개념을 배웠던 기억이 난다. 자세한 내용은 안타깝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 당시에는 당장 대학 진학이 중요했기 때문에 직업에 대해 별 느낌을 받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현재, 나는 이른바취준생이 되었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시기일 수밖에 없다. 출판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긴 하나, 아직 나의 목표는 두루뭉술하다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린다. 더 고민해봐야 한다.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중요하지만, 되고 나서 어떻게 일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일을 하는 공통적인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함이겠지만, 이 하나로는 일을 지속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다. 그중 의사는 친숙하면서도 친숙하지 않다. 의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의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는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 또한 그렇다. <어떻게 일할 것인가>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한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대로 일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하게 풀어낸 책이다. 크게 성실함, 올바름, 새로움이라는 가치에 대해 썼으며, 마지막에는 일터에서 긍정적 일탈자가 되는 5가지 방법도 소개했다.



악독한 살인마들을 종신형으로 다스리는 사회가 사형으로 다스리는 사회보다 더 나쁘다고는 확언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가 나서서 의술의 핵심 윤리 원칙을 뒤집는 사회는 명백히 더 나쁘다.’

-아툴 가완디, <어떻게 일할 것인가> p.188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2부의 죽음을 도울 수 있는가였다. 평소에 윤리에 관심이 많은데, 의료계에서도 윤리적 문제와 직면한 갈등이 있다는 것을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의사들의 직업윤리와 갈등을 빚은 것은 바로 사형제도였다. 보통 사형 집행 하면 총살형, 교수형, 가스실 처형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이 세 가지는 너무 잔혹하여 처형을 진행하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이라고 비판 받았다. 그 결과 독극물 주사가 해결책이 되었다. 1976년 이래로 사형된 살인범 1045명 가운데 876명이 독극물 주입으로 처형되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형장에 갔을 의료인의 심정을 생각해본다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사형 집행에 참여하게 된 의사와 간호사는 직업상의 윤리 강령과 사회적 요구 사이의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이다.


저자는 사형 집행에 참여한 의료인 다섯 명과 인터뷰를 하였다. 윤리적으로 괴로웠다는 사람도 있었고, 자신의 개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참여한 사람도 있었다. 저자는 사형제도 자체는 찬성하나, 처벌 명목으로 정부가 의료 기술에 대한 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보았다. 미국 정부는 죄수를 심문하고, 그들의 사망증명서를 조작하고 급식 튜브를 연결해 강제로 먹이고, 나아가 사형을 돕는 일에 의료인을 가담하게 하는 등 자신의 목적에 따라 의술을 이용하였다. 이에 대해 의료인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저자에 따르면 그저 적힌 대로 규칙을 따르는 것이 가장 쉬우나 그렇다고 맹목적으로 따라서도 안 된다. 의료계에서도 사형제도를 비롯한 여러 가지 쟁점들이 존재하는데, 이에 관해 현명한 선택을 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틀릴 때도 분명히 있을 텐데, 그러한 결과 또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혹자는 의사를 두고 지나치게 이성적인, 냉혈한 사람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도 사람이다. 의학적인 업무뿐 아니라, 일을 하면서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 또 각종 사건과도 수없이 얽힌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조언이나 도움을 얻고자 한다면, 직업군은 필수적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일에 종사하든지 간에,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관해 고민하는 철학인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내가 하는 모든 일을 되돌아보고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일을 대하는 최선의 태도와 가치관을 점검하고 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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