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김훈 지음 / 푸른숲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믿음은 확실해야 하고 판단은 빠르고 정확해야 한다 -111
강아지가 여러마리 태어났다. 개중 보리라는 강아지만 주인의 집에서 살아간다.
커가면서 개의 시각으로 인간들의 우매함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그런 것도 있다.)
인생이란 무엇인지, 소멸해가는 것들에 대해서랄지
단지 개의 시각을 빌려 통찰한다.
주인의 죽음을 겪고, 도심지로 이사를 가는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동네 개들의 사라짐과 죽음을 겪는 이 이야기의 최종 목표지는 소멸에 대한 서글픔이다. 개들의 특성을 잘 살려서 썼으나 인간들과의 유대보다는 변화와 성장 그리고 쇠락의 이야기를 따른다. 뭐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동물들을 주로 다루었던 기존의 작품들(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홀스또메르)보다는 묘사가 특이하다. 그러나 동물의 이야기는 아닌 것이다. 죽음에 대해 모른다는 것, 현실에 집중한다는 것에서는 이 개 역시 개다운 모습을 보이나 글쓴이의 감정이 이입되어 사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캐릭터를 설정해야 이런 인위적인 느낌들을 지워버리고 인간과 개의 이야기 속에서 개들을 대변할 수 있을까? 개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어떠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가 소설을 쓸 수 없으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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