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 초회 특별 한정판 (2disc) - 콘티북 + 시나리오북 + 캐릭터엽서
한재림 감독, 송강호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관상도 그리 깊지는 않은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재미있는 이야기의 요소들을 잘 살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사실 작년에 흥행했던 <광해>보다 이야기만 보았을 때는 더 재미있었다.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사극과 팩션이 결합하면 흥행하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 그래서 왜 관상이 흥행했는지 몇 가지를 놓고 분석해 보겠다.

한국적인 정서 속 흔히 보지 못했던 소재를 살리다.
어떻게 하나의 소재로 이렇게 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까? 관상쟁이가 서울에 올라와 관상을 보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관상을 통해 인간의 운명을 점치고 주인공 자신은 그 재주로 팔자를 펴보려고 하는 아이러니한 동력을 가진 이 이야기라는 점이 먹혔다. 영화 속에 관상이라는 라는 소재의 중요도와 함께 신선함 통일성, 플롯과의 조화가 썩 좋았다. 그리고 관상이라는 소재는 한국관객들에게 친근하다. 그리고 그 소재를 흔히 좋아하는 권력암투에 섞어넣어 마치 역사의 한 부분인 양 드라마틱하게 끼워넣었다. 이것이 관상이 흥행한 첫번째 이유다.

두번째로 살펴볼 것은 우리나라 정서에 딱 들어맞는 권력암투의 이야기다. 엎치락뒤치락하는 권력 암투에 우리가 흔히 알았던 인물들과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재해석은 관객에게 익숙한 이야기로 친근하게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고 교묘하게 뒤집어서 예측불가의 재미를 안겨준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생각보다 잘짜여있어 극화라는 인위적인 느낌이 다분히 들지만 긴장감 넘치게 펼쳐지는 것은 사실이다. 단적으로 이런거다. 마지막에 수양대군이 송강호와 이종석을 향해 화살을 날리는 것. 당연히 누군가가 맞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때까지의 과정이 아슬아슬하면서도 보여주는 방식은 다분히 인위적인 것이다. 하지만 먹힌다.(뒤에서 들리는 관객들의 안타까운 소리)

세번째는 코미디를 섞은 드라마라는 점. 우리나라에서 500만을 넘어 600, 700을 계속해서 넘어서는 영화들은 대부분 드라마 타이즈가 강하다. 여기도 송강호의 변화가 아들에 대한 사랑때문이고 끝에서 변절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아들때문이다. 관객은 이런 아비의 마음에 공감하며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지루하기만 해서는 이런 드라마가 성공할리 없다. 여기서 조정석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한데 송강호보다는 옆에서 깝죽대는 조정석 때문에 웃긴 것이다. 중후반까지 코믹한 톤을 이어가며 드라마를 타는 그 한방에 관객은 넘어간다.(1300만을 찍은 7번방을 봐라.)

배우 캐스팅이 좋았다는 얘기는 쓰지 않겠다. 시나리오가 좋으면 좋은 배우들이 붙는다. 이 정도로 관상이 흥행작에 들어설 수 있는 이유는 여기까지다. 그리고 이 영화가 900에서 1000까지 넘어설 수 있을까? 그건 무리라 본다. 이 작품의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광해와 이 영화의 차이는 거기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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