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3 - 아웃케이스 없음
셰인 블랙 감독, 벤 킹슬리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확실히 이번 아이언맨은 색다르다.
단순한 영웅물이 아니라 괴짜 인간의 고군분투기다.
그가 싸우는 것은 먼저 불안과 두려움(이것은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그의 캐릭터상 언제나 장난기 넘치고 쾌활한 스타일이니까)이다. 그리고 영화가 끝났을 때 악당을 물리치는 것보다 그가 사로잡힌 스스로의 두려움을 이겨낸다.
아이언맨 수트를 벗어버리고 악당과 싸우는 아이언맨의 아이러니한 모습은 이제는 그가 수트라는 방패막을 벗어 버리고 스스로 두려움과 대면해 승리하는 것 이상의 쾌감이 있다.
그래서 이번 아이언맨은 차라리 버디물 또는 어른아이의 성장드라마의 형식을 띤다.

플롯은 재미있다. 악당의 정체를 하나하나 밝혀가며 그 정체를 비틀어 버리는 구조와 영화의 끝에 이르면 헐크에게 정신과상담을 받는 아이언맨의 회상이라는 액자식 구조는 위트가 넘친다.
그리고 이 플롯을 따라가면 아이언맨은 한명의 인간임을 그리고 악당 역시 하나의 인간임을 보여준다.
그들은 영화안에서 격렬하고 불꽃 튀기게 싸우지만 전형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그 이야기 내면 속에 깔려 있는 기반 역시 좋다.

 
아랍인들에 의한 미국테러는 무차별식의 공포감을 안겨주지만 그것은 어떻게 보면 조작된 공포감에 가깝다.
미국이 그들에게 무엇을 했는지는 그리지 않지만 아랍단체들은 무차별적으로 미국에 테러를 가한다.
잔인하고 사람같지 않은 형태로... 그 뒤를 캐보면 그것을 조작하는 미국이라는 또다른 모습이 보인다.
악당 자체도 세상의 권력을 쥐고 흔드려는 또다른 서양인일뿐이다.
중반까지는 어떤 전형적인 미국의 아랍인에 대한 반감식구조를 보이지만 어느순간 그 이야기를 비틀어버린다.
그래서 재미있다. 그래서 의미있기도 하고...

 

화려한 시각적인 볼거리는 중간을 뛰어넘는 스토리 진행상 허점(바로바로 다음 플롯의 터닝포인트에 이르기 위해 아무설명없이 중간이야기 생략)도 있고 캐릭터의 일관성(여자친구가 죽었는데도 위트있는 말을 내뱉는 그의 성격?)도 간혹 부족하지만 그 모든 결점을 커버한다. 그리고 전작인 어벤저스의 거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묶어 놓아 또다른 거대 세계를 재미있게 제시한다.

 

다음 편은 어떨까? 어떤 감독이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기대가 되는 시리즈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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