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교전
미이케 다카시 감독, 이토 히데아키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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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내가 싫어하는 감독이다.
왜냐면 이치더킬러를 보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장면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려내는 감독이라는 생각을 해서였던 것 같다. 하지만 남성 액션 영화를 만들어 내는 감독이라서인지 그의 작품 크로우즈제로 시리즈는 재미있게 보았다. 얼마나 아이러니 한가?


악의 교전 역시 보고 싶지 않은 영화였다. 먼저 내용을 어느정도 알고 있어서인지 잔혹한 사이코패스선생이 학생들을 죽인다는 내용이 끔직해서였다. 머릿속에서 그리지 않더라도 그런 영상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난 이 영화를 보게 되었고 이 영화의 정교한 구조에 사로잡혔다. 모든 것을 짜맞춘 듯 움직이는 엘리트 사이코패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극이 어떻게 진행되어가는지 그리고 왜 그는 모두를 죽이려는 계획을 실행하게 되는지 차근차근 몰입감있게 그려내고 있었다.


그리고 사이코패스의 현실적인 모습,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어떤 직업처럼 달성하는 모습을 보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이코패스 살인사건들이 이런 류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면 인과관계를 따지지도 않을 뿐더러 실제 사이코패스 살인사건들이 그 내면의 어떤 결함만 발견했을 뿐 왜 그렇게 변해버렸는지에 대한 내용들은 상당히 다양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현대물질문명이 만들어 놓은 영혼없는 인간, 혹은 인간의 탈을 쓴 동물의 형태가 이 사이코패스선생에게서 느껴졌다. 정확하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공포감을 끌어오고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의 마력에 빠지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철두철미함을 깨부수는 마지막 엔딩씬 역시 인상적이다.


어떤 상징이랄지 도약이랄지 회상이랄지가 명확하게 이해되지는 않지만 연결고리들이 확실하고 영화적인 설명 혹은 감흥을 전하는 것만은 확실하기에 부실하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어쨌든 미이케 다케시는 대단한 액션스릴러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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