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텔지아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외 감독, 얼랜드 조셉슨 외 출연 / 썬엔터테인먼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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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스텔지어는 그리움에 대한 영화다.

하지만 그 그리움이라는 것이 좀 특별하다.

타르코프스키의 이 영화는 상징적이다.

겉표면으로는 주인공의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채워져 있지만

조금 더 깊숙히 들어본다면 본향에 대한 그리움이 이 영화의 주제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

극중 인물 중에서 광신도로 나오는 도메니꼬라는 인물과 주인공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세상사람들이 조롱하여도 그 시인만큼은 도메니꼬가 그들보다 더 나은 인물이라고 여긴다. 그 이유는 사람들은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지만 도메니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진리를 갈구하는 사람, 더 나아가서 그 진리를 세상에 전하려는 사람으로 변모한 성인이기 때문이다.

 

3

예전에 러시아에서는 바보성자이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겉모습은 거지같고 하는 행동은 바보지만 그들이 하는 말은 하나님과 진리에 관한 이야기였다. 생활이 궁핍한 것을 걱정하는 일반인들보다 얼마나 더 나은 삶을 사는가.

 

4

우리는 추구해야할 진리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시대에 산다. 타르코프스키는 그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한다.

 

5
주인공과 도메니꼬 역시 결국 죽음을 맞는다. 그들이 끊임없이 감당해야 하는 사명 때문에 죽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어 넣어준 인간들은 결국 사명을 다하다 본향으로 돌아간다. 마지막 장면은 그래서 인상적이다. 고향땅에서 자신이 기르던 개와 함께 있는 시인의 모습. 그는 결국 고향으로 돌아갔다.

 


굉장히 짧은 시간을 다루는 영화지만 굉장히 오랜 시간을 담아낸다. 현실과 판타지의 교묘한 혼합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생각하게 만들고 의문을 던지는 작가의 질문들과 화면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은 손쉽게 느껴지지 않지만 두고두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장면들로 가득찬 영화였다. 그는 결코 한 컷트를 허투로 쓰지 않는다. 의미없는 장면을 사용하는 것은 거짓을 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는 진정성 있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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