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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워 호스 (2disc)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베네딕트 컴버배치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당나귀 발타자르와 톨스토이의 작품 중에 말이 주인공인 소설인 홀스또메르가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어찌보면 담담하게 말이 겪은 일들을 옴니버스식으로 엮을 뿐 그 이상의 이입은 하지 않는다. 단지 주인공 조이가 겪는 상황이 인간이 만들어놓은 전쟁-탐욕이라는 고난 속에서 일어나는 일일뿐인 것이다. 그 역경을 헤쳐나가면서 그 안에 싹트는 휴머니즘과 감동이 단지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있을 뿐 또는 안도하게 만들어준다.
형식상으로는 주요한 플롯을 따라가는 것보다는 나열식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지루한 그 순간들이 남들이 겪고 있는 인간의 치열한 내외적 고난임을 생각한다면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만남의 기적을 바라보면서 삶에서 일어나는 빛의 순간을 깨닫는다. 그 순간 그 순간의 빛을 보며 인간은 살아갈 뿐이다. 인과론적으로 우리는 건질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악해지지만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마치 여러 인간 군상들처럼 악한 것이 아니라 어떤 원칙과 종교적인 신념 아래 행동하기 때문에 그런 순간들을 맞딱드리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이 영화는 감동적이다. 감동적이다 못해 진정성이 있다.
요즘은 얼마나 감동을 쥐어짜기위해 인위적인 연기와 상황들을 만들어 내는 영화들이 넘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