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라투 - [초특가판]
F.W. 무르나우 감독, 막스 슈렉크 외 출연 / 씨네코리아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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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라투를 처음 보았을 때는 거의 <영구와 땡칠이>에서 보았던 어설픈 귀신같았다. 내 손톱길지라고 말하는 듯 하는 손동작하며 온몸을 다드러낸 흡혈귀의 모습이 장난처럼 느껴졌다. 영화를 보며 느끼는 공포의 감정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 단순한 깜짝 놀람같기도 하고 예측할 수 없는 순간 툭툭 튀어 나와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분위기와 음향만으로도 그런 감정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니면 주인공이 느끼는 여러가지 상황들에 이입했을 때 느껴지는 동질감일까.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며 노스페라투를 보았다. 

 

확실히 노스페라투는 배경에 신경을 쓴 것 같았다. 음산한 배경과 기괴한 인물, 현실과 연결하기 위해 삽입한 설정. 연극처럼 5막으로 구성한 이 영화는 치밀한 전개과정에 맞추어(무성영화다 보니 스토리를 전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래서 긴박감이 떨어진다.)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그리고 공포만이 아니라 주인공의 희생으로 끝맺는 드라마틱한 결말까지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의 장르가 지금의 장르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다면 딱히 공포영화라고 보기만은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복합장르) 노스페라투의 등장부터는 긴장감이 떨어졌는데 그것은 편집과 샷의 변화가 아직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영화문법상 구현할 수 있는(그래도 노스페라투는 편집의 맛을 알았던 작품같다. 노스페라투가 사용하는 축지법은 그 시대 관객들에게 굉장한 공포감을 심어주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직도 사용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최대한을 소화한 것 같았다. 점점 다가오는 듯 한 느낌을 강조하기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공포영화에서 중요한 점은 보이지 않는 것을 관객이 상상하거나 느끼게 만들었을 때 극대화 되는 것 같다. 노스페라투가 등장했을 때보다 다가오고 있을 때나 화면상에 보이지 않을 때 어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더 무서웠다. 또한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법 중에 중요한 것은 음향효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았던 버전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가끔 아주 가끔 비명소리가 흘러나왔다. 차라리 그 비명이 더 큰 공포를 안겨주었다. 요즘은 현실감이라는 부분도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인위적이라기 보다 밤거리에서 만날것만 같은 공포의 존재를 형상화한다면 그 효과가 더 크다. 노스페라투도 전승되는 이야기와 과학적으로 보이기 위한 설정을 이야기의 배경에 심어둔다. 그것을 통해 단지 공포는 지금 이 영화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현실 안에 만날 수 있는 이야기로 확장되는 식이다. 관객은 머리로 공포감을 그린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공포 영화로 오기까지 부단히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은 지금도 어떻게 하면 대중을 무섭게 할까를 연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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