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발타자르(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로베르 브레송 감독 / 기타 (DVD)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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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내내, 행복은 짧고 고통은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나귀가 싫을 때 내는 뀌뀌소리가  인생의 처참함을 말해준다.
발타자르가 겪는 고통이란 것은 자신이 자초한 일이 아닌 단지 인간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저절로 생긴 것이다.
이 영화속에서 발타자르뿐만이 아니라 행복한 인간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은 남들을 가학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삶도 피폐하게 만든다. 모두가 자신의 굴레 속에서 당나귀처럼 속박되어 자신이 뜻하지 않은 길을 걷는다. 그리고 죽는다.

 

이 영화에서 발타자르의 시점샷이 상당히 좋은데 그 화면을 보고 있으면 다양한 생각이 든다. 그 캐릭터 역시, (마치 예수님같은) 순종적인 희생양처럼 그려진다. (극중에서는 성인이라는 칭호까지 얻는다.) 사람들에게 배반 당하고도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가다 죽는 장면에서는 갈보리 십자가를 짊어지고 올랐던 구세주의 모습과 겹친다. 로베르 브레송이 괜히 영화의 '구원자'라는 호칭을 얻은 것은 아닌 듯 하다. 영화의 주제의식이 항상 인간의 구원과 관련있다. 그리고 이를 정직하게 화면에 담아낸다. 그 모순적인 인간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도리어 무엇이 필요한가를 묻는 것만 같다. 작가란 관객에게 무언가 던져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발타자르의 순수한 눈망울을 보고 있자면 구슬픈 감흥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써 반성을 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들게한다.

 

이런 고전 영화의 감정선상과 편집기법은 따라가기 힘들다. 그럼에도 영화해석을 통해서 얻을 것이 많았다. 오래간만에 브레송의 진실된 영상을 보면서 이 시대의 대중에게 어떤 영화가 필요한 것일까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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