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반산트는 어떻게 보면 편협적인 감독이다.
왜냐면 자신의 성정체성이 명확하고 이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보통사람들이 그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쉽지않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런 점을 뛰어 넘어 동성애자들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상처와 처지를 명확하게 표현해내고 공감을 이끌어낸다. 전기영화 운동영화의 힘은 거기에 있다.
나도 이 영화를 보면서 하나님의 계명을 따르는 자로써 동성애를 터부시하지만 또한 그들에 대해 너무 배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죄들이 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 동성애도 그중 하나지만 그것은 강력하게 터부시되어왔고 그 때문에 선천적으로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은 매장되었다.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예수님도 죄없는 자가 돌을 들어 치라라고 하셨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들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을까. 역사에서도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밀크라는 영화가 설득력을 갖는 부분은 이런 부분이다. 한 개인의 인권이 처참하게 파괴되는데 그것이 심판인 것처럼 여기는 보수주의자들에 대한 질타.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다. 인간 대 인간으로 그들을 받아들이고 진리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한 사람의 신자의 역할이다. 그들을 심판하는 것은 하나님의 몫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다시 십자군전쟁을 일으키고 있나. 밀크는 그런 동성애자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악인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악을 미워해야만 한다.
어떻게 보면 구스반산트의 연출력 때문에 휴머니즘을 뛰어넘어 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그리고 인간적이라는 게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다. 밀크는 훌륭한 정치가이고 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싸운 투사다. 이것은 명확하며 이 영화가 감동적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