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으면 어딘가 모르게 그 섬세한 감정들에 대해 동의하게 되고 향수를 느끼고 마음이 두근거리며 정서적인 치유가 일어나는 것 같다. 우리의 현실과 굉장히 밀접해 보이면서도 특수한 상황들을 섬세하게 엮어가며 인간이 절대 버릴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감동적이면서 리얼하게 표현한다. 이번 영화는 서로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두 사람이 서로의 부족한 감정들을 채워주며 상처받은 삶 속에서 그 일상적인 절망을 극복하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뭔가 잘못된 그들의 삶, 현실은 흘러가지만 그곳에서 그들만의 희망을 발견하기 보다는 풀지 못하는 인생의 문제들에 부딛치고 상처받고 다쳐서 절뚝거리는, 그리고 보통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법한 비내는 순간의 홀로 존재함에서만 단지 안식을 느끼는 두 사람이 그 비를 뚫고 나와 자신만의 인생에서 스스로 설 수 있는 극복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의 진행이 어떤 이성보다도 설득력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단지 어찌보면 위험한 이야기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라면 두 사람의 감정은 이성적이다라기보다 사랑의 본질적 의미에 가깝게 표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헤어지고 난 후의 정리된 일상은 내가 살아가는 삶에 굉장히 가깝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간다. 그 단면을 베어내어 재구성한 수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