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 양장 합본 개정판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자크 로브.뱅자맹 르그랑 글, 장 마르크 로셰트 그림, 이세진 옮김 / 세미콜론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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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수레바퀴 혹은 쳇바퀴...
설국열차를 읽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역사는 계속적으로 반복된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세력과 살기 위해 혁명을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집단 사이의 대립과 부딪침. 전복과 반동. 엎치락뒤치락.


이 만화는 SF라는 장르를 선택해 미래세계를 그려내지만 그것은 우리가 살아온 과거의 모습이자 현재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어떠한 선과악의 대립이라기보다 자신의 목적에 어울리는 삶을 선택하며 대립하는 모습이 유치하게 세상을 표현한 것보다 효과적으로 현실을 옮겨내는데 한 몫한다. 꼬리칸에서 탈출한 주인공은 단지 자신이 살기위해서 그곳을 벗어났고 꼬리칸의 사람들이 어찌되든지 별로 상관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위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남자를 통해 꼬리칸 사람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여자 역시 아름다운 대의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것은 없다. 이상론이 그녀를 사로잡았을 뿐이지 그녀 역시 그녀의 인생 목적대로 움직일 뿐이다. 권력층의 세력유지 역시 그들의 살아가는 방식이다. 조금 더 착하고 조금 더 악해보이는 인간들이 살아가며 자신의 목적을 채우려는 사회와 종교, 국가와 체계를 효율적으로 집약할 수 있는 이유다. 그리고 단지 그 이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편을 읽고 났을 때 그들의 희망과 직관이 다다른 종착역은 죽음의 그림자일뿐이라는 절망을 남겨준다. 우리 인생에 해피엔딩이 있나? 궁극적으로 사람들은 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저 살아갈 뿐이라고 그리고 그 종착역에 이른 설국열차의 사람들도 어떻게든 다시 살아갈 것이란 생각이 든다.


단지 아쉬운 것은 종교에 대한 단순한 모방과 유치한 흉내가 흠이라는 것이다. 특히나 기독교의 모습을 통해 비꼬는 종교의 맹목적 믿음과 진실의 왜곡은 단순히 신앙 밖에 저자의 편협한 모습밖에 드러내지 못한다. 사회적 비판거리가 목적이었겠지만 기독교의 진리는 단순히 그런 겉모습을 통해 비판받을 만한 무가치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 얕은 표현은 아쉽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에 매력을 느끼게 된 부분은 설국열차에 부딪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통해 열차 안의 사람들을 지배하는 지배층의 모습에 재미를 느끼지 않았을까? 그 모습이 마치 한국근대사회의 단면이기 때문에 그 이야기에 끌리지 않았을까 유추해 본 것이다. 하여튼 설국열차를 읽고나자 설국열차를 보게 될 것을 더욱 기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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