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
앤드류 니콜 감독, 시얼샤 로넌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호스트는 약간 고전영화같다.
좋은 의미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도입부에 설정에 대한 모든 설명을 말로 때우는 요즘은 차마 쓰지 않는 허술한 도입을 보인다. 그리고 나서 바로 주인공인 듯한 여자가 쫓기는데 이것 역시 유치하다. 도입부의 실패는 더욱 가관인 상황으로 흘러가는데 그 이유는 외계생명이 인간의 몸에 기생하면서 그 안에 존재하는 인간과 서로 다투고 서로를 이해하며 인간들의 무리에게로 가는 과정을 다루는데 영화적으로 굉장히 지루하다. 그저 마음 속의 인간은 내레이션처럼 목소리만 나온다. 얼핏 여기서부터만 보면 싸이코 드라마 같다. 이렇게 허술한 영화표현을 요즘 영화에서는 못 본 것 같은데 이 감독은 가타카 이후로 계속 이런 식의 방법을 사용한다. 영화는 우리의 삶과 같은 현실감(리얼리즘)이나 영화적인 현실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공고히 쌓아야하지만 허술한 메커니즘을 얼렁뚱땅 학생습작처럼 넘어가버린다. 그것이 치명적이다.


그리고 필립k딕의 아류라고 느껴지는 이 영화의 줄거리는 이야기 이상의 생생함을 보여주지 못한다. 단지 거울로 된 분화구 밑 밀밭정도만 자랑하듯 여러번 보여준다. 어떻게 그 세계가 만들어진 것인지 왜 처음부터 삼촌과 합류하지 못했던 것인지, 어쩌다가 주인공의 남자친구를 만난 것인지 군데 군데 찢어져 버려서 이야기가 난삽해 보인다. 영화 속에 보여주지는 않아도 설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흘러가야하지 않나? 타르코프스키의 말마따나 현실의 시간을 들어 영화에 새롭게 배열하는 것이 편집의 방법이라면 그 중간 과정이 영화속에 나오지 않더라도 존재해야함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눈속임은 영화 속 희한한 4각관계 러브스토리의 신선함 역시 함께 죽어버리게 만들었다. 그 포인트를 넘어 외계인 혹은 다른 생명체와의 발전적이고 우호적인 교류 유대라는 어떤 드라마의 요소는 갑자기 허술하게 쓰여진 삼류동화로 전락해 버리게 만든다. 앤드류 니콜이여 각성하라! 가타카도 주제의식 빼놓고는 진짜 재미없었딴 말이다! 재미있는 설정이면 뭐하는가 만들다만 인타임은 또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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