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와 내 여자의 열매라는 단편소설집 때문이었다. 소년이 온다나 작별하지 않는다 같은 작품들을 통해서 한국 역사의 뼈 아픈 순간들을 다뤄서인지 여성적이라기보다 인간의 고통은 역사와 갈라놓을 수 없나, 그런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 두 작품 속 여성들의 삶에는 남자로서는 느낄 수 없는 비애들이 묻어난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무력감 슬픔 분노들이 어느새 내 마음 속에 스며든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비출 수 있는 작가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