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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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트 시대' 이후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세계를 봤음에도 그것을 재건하기로 결심한 사람들의 이야기. 처음에는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살아나는 자매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세 개의 시점이 교차하면서 점점 '악마의 식물'이라 언급되는 모스바나의 정체가 밝혀지고 초반에는 비어있던 이야기들이 점차 드러나면서 그만큼 몰입감도 높아진다.

처음에는 신비로운 지구 끝의 온실을 기대하며 읽었지만 막상 책을 읽으니 사실 그 온실 보다도 모스바나와 레이첼에게 매료됐다. 인간 피부에 독성반응을 일으키는 과거 생태 교란종 식물이 알고보니 그런 서사를 갖고 있었다니!

세상은 동물을 과대평가하며 식물을 과소평가한다. 식물을 인간과 비교한 레이첼의 편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종말 직전 한 가운데부터 그 직후까지 지금의 사회와 다름 없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여러가지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레이첼과 지수 이야기가 참 여운이 남는다. 아름답다는 지수의 한 마디에 식물의 생존에 불필요한 특성을 남겨둔 레이첼. 그리고 그 불필요한 특성, 푸른빛에 둘러싸여 있던 노년의 지수. 어떻게 사랑을 이렇게 표현할 수가 있는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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