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석유 없는 삶 - 우리 가까이 있는 분명한 미래
제롬 보날디 지음, 성일권 옮김 / 고즈윈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자동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기에 석유값이 오른다는 것에 실제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지만, 오며가며 보이는 주유소의 가격표나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주위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예전보다 교통 체증이 덜한 것 같은 모습을 보며 확실히 유가가 올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3년 전, 업무상 유가를 조사할 일이 있어 찾아보았을 때가 배럴당 40달러였고, 당시 '전문가'들은 곧 60달러 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었다(그 당시 배럴당 60달러는 거의 '마의 고지'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젠 100달러도 훌쩍 넘어 150달러까지 가다니!! 
 
지금은 다시 유가가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배럴당 120달러 정도이다. 그런데 이 책 <(거의) 석유 없는 삶>은 지금으로부터 8년 후, 2016년에 석유값이 배럴당 380달러에 이르는 상황을 가정한다. 지금의 세 배 이상이라는 얘긴데, 그러한 미래가 아주 가까이 있다는 것, 그러한 미래를 예측하는 근거가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놀랍다.

저자는 2016년에 일어날 여러 변화들을 구체적으로 얘기하는데, 다 읽고 난 후 느꼈던 저자의 주장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우리는 좀더 부지런해져야 한다'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뜨끔뜨끔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은 나의 게으른 품성에 대한 자책 때문이었을까. 사실 지금보다 몸을 좀더 움직이며 산다는 것은 지금보다 더 힘들게 산다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지금 너무 편안하게 사는 나머지 당연히 몸을 움직여야 할 일을 움직이지 않으며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석유 이전의 삶, 땅속에 있는 광물을 밖으로 끄집어내어 쓰기 이전의 삶이 더 인간다운 것일까, 아니면  모든 능력을 발휘하여 편안함을 추구하는 지금의 삶이 더 인간다운 것일까. 석유뿐 아니라 석탄, 가스, 우라늄.... 등등 우리가 파내어 쓰고 있는 에너지원은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무시무시한 공해와 질병을 야기하는데, 이러한 일이 과연 자연스러운 것일까.

석유 고갈 시기에 대해서는 전세계적으로 이견이 분분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2016년, 배럴당 380달러의 시대는 사실과 거리가 먼 얘기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 책에서 말하는 '석유 없는 삶'은 미리 생각하고 각오해둘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그 삶이 지금, 아직 석유를 돈 내고 쓸 만한 시점에 이루어진다면 다가올 미래가 지금보다는 밝아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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