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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분노를 다스리다
체왕 걜뽀 아랴 지음, 이유미 옮김 / 에포크미디어코리아 / 2025년 12월
평점 :
부끄럽게도 이 책을 읽으며 역사와 현재 상황에 대해 더 알아보기 전까지 티베트가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몰랐다. 그만큼 관심이 없었다는 거겠다. 뉴스에서 중국이 대만과 홍콩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일들을 보며 혀를 차곤 한다. 티베트나 위구르...와 같이 이미 세계지도에 '중국' 하에 들어가 있는 나라들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그러다 티베트에 관심이 깊으신 지인분의 추천을 통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솔직히 티베트에 대해서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는 채로 읽기가 어려워서 유튜브에서 티베트의 역사와 정치상황에 대해 친절히 알려주는 영상들을 몇가지 보고난 후에 티베트의 상황과 저자가 설명하는 중국 공산당 정부가 티베트를 어떻게 대해왔는지가 이해가 갔다. 영상들은 외부자의 시선에서 '중국'이 '티베트'를 자기의 땅으로 두려는 이유를 들며 그것이 마치 중립적인 시선이라 말하는 것이 불편했다. 일제시대를 경험했거나 익히 배운 사람들이라면 1949년부터 현재까지 중국 공산당 정부의 지배 하에 티베트가 어떤 수모를 겪고 있고, 그것이 부당한 일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공감할 거다. 120만 명의 티베트 사람들을 가차없이 죽이고, 살아있는 사람들의 문화와 정신을 죽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국 정부를 보면 기가 차고 화도 날 것이다. 2020년대가 되어 홍콩을 손아귀에 넣고, 대만도 대놓고 탐을 내고... 한국이 다음이 아닐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우리는 티베트의 아픔이 우리의 고통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이를 위해서라도 힘을 보태야 하지 않을까...
내 말이 '공산'당을 무조건 비난하는 말로 읽히지 않았으면 한다. 어디 중국 공산당 정부만 다른 나라들을 탐욕스레 삼키고 있는가?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어깨에 업고 유럽 제국이 온 나라를 훔쳐먹던 시절이 지나는가 싶더니(여전히 유럽이 착취하고 있는 나라는 많다. ㅎㅎ)
이제는 미국과 중국이 중심이 되어 '자유와 민주주의'의 대표 국가인 미국 정부가 자국민마저 총살하고 있다. 다른 나라를 파먹어서 나만 배부르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이 현상은 대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고 멈출 수 없는 기차가 되었을까. 자기 외의 모든 것을 착취할 생각에 가득 차 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협력해 모든 것이 파괴된 팔레스타인 땅을 가지고 막대한 돈을 벌 기회를 노리고 있고, 트럼프는 이제 그린란드를 대놓고 탐내고 있다.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선진국 미국 정부의 뒤를 좇는 한국 정부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한국과 충청 지역을 방산의 나라, 방산의 도시로 만들어 '돈'을 벌 방법에 막대한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한국 방산 기업이 만들어낸 탄약과 대포는 팔레스타인에 떨어질 것이고 분쟁 중인 모든 나라를 터뜨릴 것이고 끝내는 총탄이 자국민들을 향해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를까. 알지만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중국, 미국, 이스라엘, 한국... 한 나라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각각의 고통의 뿌리는 같다. 이 뿌리를 다같이 파내려 않고, 나의 권위와 이익을 위한 것만 추구하니 사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면 해봤자 소용 없으니 그냥 내 삶만 잘 살면 되는 걸까?
거름을 주는 꼴이다.
'작디 작은 일'처럼 보이는 일들을 시작하자.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기도 한다. 아주 많이 굴러서 박힌 돌에 부딪힌다면 말이다.
티베트와의 연대도 그러할 것이다.
다른 사람, 국가의 일이라고 우리는 너무 쉽게 끝을 치부해버린다.
이미 중국 정부에 넘어가버렸는데?
이미 늦었는데? 이미 틀렸잖아?
그런 말을 할 시간에 굴러서 부딪혀보자.
옆 사람하고 같이, 옆 동네 사람들과도 다같이!
이 책을 쓰신 저자도 그런 마음이었을지 모른다.
저자분이 열심히 구르고 굴러서 나에게도 와닿았다.
팔레스타인의 상황에 대해 알게 되면서 가끔씩 집회에 참여 중인데, 티베트를 위한 집회나 모임이 한국에 열린다면 거기에도 가보고 싶다. 연대와 지지를 위해. 티베트가 점령을 당하던 당시에도 지금도 티베트의 독립에 대해 국제사회와 사람들의 관심이 많지 않은 듯 해(아닐 수도 있다. 내 주관적인 생각이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책을 읽은 덕분에 앞으로는 티베트의 상황에 더 귀기울일 수 있게 되었다. 저자와 티베트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모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티베트가 온전한 자치권을 가지고, 달라이 라마도 티베트로 돌아가 티베트 국민들과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삶이 한층 가까워지는 데에 나의 연대와 지지가 미약한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