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검열‘에는 ‘검열의 언어‘를 따로 쓸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듣는 순간 바로 ‘이건 검열이다!‘라고 눈치챌 수 있을 만한 언어 말이다. 나는 내가 그 정도는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검열의 언어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것이 나의 대단한 착각이었다. - P44

검열을 당한다는 것은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생각이라는 것은 대단히 생산적이거나 발전적인 무엇이 아니라, 나 자신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 속의 장기와 세포 하나하나까지를 양말 까뒤집듯이 의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검열은 잔인하다. 검열하는 쪽은 간편하되 당하는 쪽에서는 정말로 내가 당당한 피해자인지를, 내 쪽에 정말로 한 점의 원인 제공도 없었는지를 지속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 이것이 잔인함의 핵심이다. 검열은 저쪽에서 시작되었으나, 결국 그걸 지속하는 것은 이쪽, 나 자신이 된다는 것 말이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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