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최애’라는 제목과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듯한 표지의 조화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이건 너무 내 스타일인데… 평소 김다노 작가님 이야기에 은은하게 흐르는 로맨틱한 정서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 책이 최애가 될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먼저 각 계절별로 주인공이 바뀌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계절 연작‘이라는 형식이 새롭게 다가왔다. 한 이야기가 끝나 다음 계절이 찾아와도 새로운 주인공의 주변에서 지난 계절 ‘그 애‘를 찾는 재미가 제법있다.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다른 아이들과 ’그 애‘가 함께 성장해가고 있다는 것에 묘한 안도감도 느꼈다. 마치 교실에 있는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전해주며 ’잘 크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 같다고나 할까. 매해 교실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는 나에게 각자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며 성장하는 서사는 유독 마음에 와닿았다.이야기에는 키, 나이, 꿈, 자기표현, 장애 등 결핍과 제한을 조금씩 갖고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봄’의 키 큰 미지와 키 작은 무지. 실제 초등학교 6학년에 있음직한 아이들이다. 표지에 끌려 이 책을 골랐다면 이 이야기에 반할 수 밖에 없다. ‘여름’에서는 거절하기 어려워하는 수민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특히 수민이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직진하는 덕형이의 태도를 꼬집으며 ‘나의 감정만 앞세우는 것이 사랑일까?’라는 이야깃거리를 던져준다. ’가을‘의 준구와 기온이의 이인삼각은 그 자체로 멋있다. 특히 ‘당연히 지금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기온이의 말은 흔하지만 당연하게 실천되지 못하는 말이라 더 와닿았다. ‘초겨울’ 이야기에서는 사랑에 국경도 나이도 없다는 옛말을 떠올리며 ‘확신의 확률’에 박수를 보냈다.마지막 ‘겨울’ 의 대한이와 진아의 이야기는 청춘 드라마 보는 마음으로 읽었다. ‘다시 봄’의 벚꽃이 내 마음에도 우수수.. 이건 진짜 사랑이야😍‘나는 부드럽고 신중한 로맨스를 알고 있다.’ 단추에 새겨진 이 문구를 보고 이야기를 떠올렸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였다. 해마다 정도가 다르긴 하지만 6학년 교실에는 늘 로맨스가 흘러넘쳤다. 소리없이 긴 썸과 연애가 있는가 하면 사귀다 깨지기를 반복하고 스킨십이 난무하는 요란법석한 연애도 있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시절을 지나는 아이들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란 쉽지 않다. ‘올바른 사회적 통념에 적합한 초등학생의 사랑…?’ 같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가르쳐야만 하는 순간이 늘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싶어졌다. 먼저 내가 나로 존재한 후, 서로 다름을 존중하면서도 마음을 나누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 그 자체가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것.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무조건 추천! 무엇보다 교실에서 함께 읽기를 강력 추천한다. ‘꺄-’ 소리와 함께 눈을 반짝일 아이들의 모습이 자동재생된다. 어느날 갑자기 어제와 다르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알아차리게 된(또는 될) 아이들의 부드럽고 신중한 내일을 응원하며, 온책읽기 리스트에 살포시 넣어본다. 최악의 최애는 내 최애♥️ 다산어린이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입니다. #2024기록 #최악의최애 #김다노 #나다움 #성장소설 #어린이책 #다산어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