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뭐 먹지?
다카기 나오코 지음, 고현진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혼족 세대가 우리보다 수년도 더 전부터 발생했던 일본.
요리 미식가, 그리고 혼밥, 혼술 문화 등
혼자만의 삶이 발달한 일본에서 건너온 혼밥 이야기.

"오늘 뭐 먹지"

“내가 만든 요리가 묘하게 맛있어!”
망쳐도 부담 없고, 어설퍼도 괜찮은
자취만 20년한 일명 프로 혼밥러 다카기 나오코의 우아한 삼시세끼라는 부재를 달고 있는 책이다.

요즘들어, 나이가 들어서인지 혼자하는 것들이 더욱 편안하고 즐거워진다.
혼자 밥을 먹으며, 음식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음미해보고,
또 혼자서 만끽하는 일종의 식사 시간의 여유랄까.
그래서 혼밥 문화가 앞선 일본의 책.
그리고 만화로 그려져 정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오늘 뭐 먹지' 책은
말그대로 힐링할 수 있는 편안한 책으로 다가온다.

이 책에서 저자는 2011년부터 5년에 걸쳐 건강 잡지에 작가 자신의 식생활을 연재한 내용을 토대로
1인 가구, 솔로 라이프에 딱맞는 적당히 정성스러우면서 빠르고 간편한 요리들을 선보인다.
일본이 배경인만큼, 요리 재료 중 우리가 구할 수 없는 것들이 있긴 하지만,
이건 요리책이 아니라 일종의 요리를 즐기는 만화책?에 더 가까운 책이어서,
작가가 솔로 라이프 속에서 혼자 요리를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읽을 거리는 충분하다.

대충대충, 얼렁뚱땅, 적당히를 컨셉으로 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에 어울리는 20여 개의 메뉴를 담고 있다.
일본 만화의 특징 중 하나인, 감정 표현이 매우 잘되어 있어서
요리들이 하나같이 다 맛잇게 보인다.
오메보시 하나를 먹을 때도 그냥 먹지 않고
그것을 둘러싼 온갖 이야기와 감정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들이 참 재미있다.
역시 미식의 나라.
혼자 먹기에는 다소 거창하게 느껴지는 나베부터
사먹는 재미가 있는 별미인 카페 모닝 세트까지, 가끔은 쓸쓸하지만
혼자이기에 자유롭고 즐거운 음식 에피소드가 맛있게 펼쳐진다.


일본하면 벚꽃, 도시락.
벚꽃이 눈꽃처럼 쏟아지는 봄날.
혼자 즐길 수 있는 도시락!! 그리고 디저트!!
알코올 없이도 취하는 기분이 드는 음료는 꼭 한번 마셔보고 싶다.
일본은 편의점 음식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어서
여행간다면 꼭 편의점에서 삼시세끼를 해결해보고 싶다. ㅋㅋㅋ



토마토!!
일본 사람들이 토마토를 즐겨 먹나보다.
회만 먹는 줄 알았는데!!
파스타도, 피자도, 그리고 도시락에 넣은 토마토도 너무 너무 맛있어 보인다.
저자의 미사여구 수식어가 참 귀엽다.
요리를 구상하고, 재료를 구매하고 만들고 먹는 과정까지.
일종의 놀이처럼 재미있게, 다카기 나오코는 자신만의 삶 속에서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고 있다.
이 책의 묘미는, 바로 그런 소소하고 지나쳐 버리기 쉬운 것들 속에
우리의 행복과 재미가 들어 있다는 교훈이 아닐까.
매일 매일 삶에 쫓기다시피, 밥 시간에 쫓겨서 내 위를 든든히 채우기 위해 먹는 밥이 아니라
내 마음과, 내 삶의 여유를 위해 음미하고 느끼고 함께할 수 있는 요리.
계절마다 나오는 재료나 음식들을 탐구하고
또 더 맛있고 더 나은, 내 삶에 더 적절한 요리들이 없나 고민하고,
요리를 먹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또 요리 재료들에 대해 음미하고 탐색할 수 있는.
우리의 하루 삶에 있어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될지도 모르는 요리의 시간.
다카기 나오코는 그런 소박하고 일상적인 일들이
우리 삶의 전체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며
결국 그러한 것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우리 삶 전체가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혼밥 요리를 통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만화 형식에, 다카기 나오코의 문체가 너무 귀여워서
지하철을 타고가면서 금새 읽어버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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