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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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월 20일 오후 12시 5분
미국 콜럼바인 총격 사건
나와는 전혀 상관없다 생각했던 일이
나의 일, 내 이웃의 일이 되어 버린다.

 

....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13명의 사상자를 낸 컬럼바인 총격 사건.
그야말로 이것은 충격이었다.
가해자인 '딜런'의 엄마가 이 책을 출판했다고 했을 때
사실 나는 궁금증보다 화가 났다.
도대체 13명씩이나 죽여버린 자식의 엄마가 무슨 할말이 있기에?
미국 내에서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너무 뻔뻔하다고 생각했다.
당신은 책을 쓸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책의 앞 부분을 읽어가면서
이것은 딜런을 옹호하기 함도, 자신을 치유하기만을 위함도 아니며
결국,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었더 딜런의 행동을 통해
더 이상 피해자도, 가해자도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그러한 마음이 담겨져 있었다.

수 클리볼드는 자신의 자식만을 감싸는 그러한 부모가 아니었다.
자식이 올바로 자랄 수 있도록 언제나 노력했고,
따뜻하고 좋은 가정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했다.
딜런이 사건의 범인이란걸 알았을 때
어쩔 수 없이 딜런이 죽어야만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좋은 엄마라고 자부했던 그녀는 아이의 숨겨진 내면을 찾아가는,
아프지만 불가피한 과정을 거쳐 비로소 사고 이후의 삶을 견뎌낸다.
지금까지 피해자 심리를 다룬 책은 많았지만
가해자 가족이 겪을 상처를 다룬 책은 없었다.
'내게는 절대로 일어날 리 없다고 믿었던 끔찍한 일이 내게 벌어진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이다.


'딜런이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하거나 죽이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면,
멈춰야했다.
그 순간 내가 바랄 수 있는 최대의 자비는 내 아들의 안전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것을 알았다.'

얼마나 고통스러었을까.
그녀는, 그녀 아들의 잘못을 받아들인다.
인정하고, 죄값을 치르는 것을 받아들이고 또 인정하지만...
그 찢어지는, 찢어짐보다 더한 고통과 아픔은 어찌했을까..
그 수많은 피해자들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 조차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그녀는 피해자들의 기억을 기리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의 출발점은 딜런이 아니라 피해자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진실만을 책에서 얘기하고 있다.
그녀는 결국 딜런이 아니라 희생자들 때문에 울었고, 지금도 울고 있다고 한다.

그는 별 문제 없이 자라던 아이가 왜 갑자기 그런 일을 벌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고,
 사건 전후 그리고 아들과 자신이 보낸 모든 시간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를 잃은 슬픔, 다른 아이들이 죽었다는 슬픔,
세상을 더 밝게 해줄 행복한 아이를 기르지 못했다는 슬픔”과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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