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 불안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아날로그 아르고스 2
에픽테토스 지음, A. A. 롱 엮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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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예 출신의 스토아철학 대표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획득된'이라는 이름의 의미에서 드러나듯 노예로 태어나 노예로 일했다. 비인도적인 노예제도를 겪은 그는 뼈와 살을 통해 자유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훗날 노예에서 해방되고 자유에 관한 사상을 공개적으로 펼치게 되었지만, 그의 철학에는 노예 생활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2세기 초 에픽테토스가 세운 학교의 영민한 학생이었던 아리아누스는 그런 스승의 가르침에 깊은 감명을 받아 거의 그대로 옮겨 적었는데, 그 결과물이 총 여덟 권으로 된 《대화록》이다. 그는 그중에서도 핵심 내용만 골라 요약본 《엥케이리디온》도 만들었다. 이 책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는 그 책들에서 발췌한 단편 9개를 번역한 것으로, 욕망·두려움·불안·질투·분노·원한·슬픔 등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다룬다.

▪ 에픽테토스가 말하는 자유
그에게 자유는 단순한 법적 상태나 정치적 권리가 아니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원하지 않기 때문에 좌절이나 실패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정신적인 태도다. 나는 이 대목에서 신체활동이 엄격히 제한되는 노예였던 그가 자연스럽게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이자 너무나 소극적인 자유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그것이야말로 고차원적인 자유이며 진정한 평안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삶에서 느끼는 대부분의 부정적인 감정들이 순리를 거스르는 과도한 욕심과 원대한 목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때껏 무언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다면, 애초에 내 손에 달려있지 않은 일임을 인정해야 한다.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자, 그가 자유를 '내적 성찰의 산물'이자 '우리 자신만이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라고 했던 뜻도 헤아릴 수 있었다.

▪ 더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늘 죽음 앞에서까지 초연한 철학자들의 태도를 존경해왔다. 생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닌데, 더 나은 사후세계를 믿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다양한 사상을 공부하며 머리로는 얼추 이해해도 사실 가슴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고백한다. 그리고 이제야 비로소 스토아학파의 가르침이 내게 와닿았다. 죽음은 인간이 거부할 수 없기에 오히려 우리는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죽음을 포함하여 내가 결정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이 그렇다. 나는 더는 마음 졸이며 나를 불행에 잠식시키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 지금 이 느낌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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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 평정심을 찾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아날로그 아르고스 1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제임스 롬 엮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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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는 후기 스토아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세네카의 《화에 대하여》(De Ira)를 발췌·번역한 데에 설명을 덧붙여 독자들이 읽어나갈 방향성을 제시했다.

▪ 분노에 관해 말해야만 했던 사람
네로 황제의 가정교사였던 세네카는 그가 황제로 등극하자 최측근이 되어 통치를 보좌한다. 하지만 널리 알려진 바 네로 황제의 폭정은 극으로 치닫고, 이에 세네카는 관직에서 물러나 학문과 집필에 몰두한다. 폭군 칼리굴라와 네로의 시대를 거치며 가장 가까이에서 분노의 실체를 경험한 그는 이내 분노를 모든 악의 원천으로 여기게 되었다. "분노는 무너져 내리는 건물과도 같다"는 비유를 비롯하여 분노의 성질, 분노가 초래하는 결과 등 분노에 관한 그의 통찰은 매우 날카로워서 독자들로 하여금 분노심을 경계하게 만든다.

▪ 쉽게 읽히지만 쉽게 읽어서는 안된다
세네카의 《화에 대하여》는 상원의원을 지낸 자신의 형 노바투스(훗날 갈리오로 개명)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쓰였다. (실제로는 최고위층 로마인들에게 고하는 메세지이다.) "노바투스여! 너는 내게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써보라고 권했다"는 강렬한 첫 문장은 나를 빠르게 몰입시켰다. 또한 '분노'라는 현실 밀착적인 주제와 책의 서술방식으로 말미암아 책은 놀랍도록 술술 읽혔다. 하지만 나는 책장을 빠르게 넘길 수 없었다. 내 안에 숨어있는 분노를 직시하면 그래서는 안됐기 때문이다. 깊게 새겨야 할 문장들에 밑줄을 치며 일부러 더욱 더디게 읽어나가는 것이 도리인 듯했다.

▪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세네카는 아예 분노에 빠지지 않는 방법과 화가 났을 때 잘못된 행위를 피하는 방식을 조언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축을 이루는 것은 "그것이 정말 분노할 만한 일인가?"라는 되물음이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분노의 순간들을 더 광대한 문제들과 비교하여 분노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 또한 누구나 잘못을 저지른다는 것, 그 누구나에는 '나'도 포함된다는 것을 인지하며 분노할 자격에 대해서도 곱씹어야 한다. 어차피 죽음이 모두를 평등하게 만들테니 사는 동안 서로에게 친절을 베풀며 평화를 찾자는 그의 말에 감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 이렇게 말해도 나는 몇 번 더 화를 내게 되겠지만😅 확실히 전보다 빨리 평정심을 되찾을 지혜를 구해 비로소 마음이 편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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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 - 애써서 하는 일은 오래가지 않으니까, 한수희·김혼비·이유미·신예희 미니 에세이 수록
이치다 노리코 지음, 황미숙 옮김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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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은 자리에 여유가 자리잡았다. 그만두는 일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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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할 일은 인생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뿐이다 - 주광첸 산문집
주광첸 지음, 이에스더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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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겸손해지는 경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눈이 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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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혼자서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 아직 아무것도 늦지 않았으니까
안상현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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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아름다웠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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