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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그날 - 6.10민주항쟁 ㅣ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유승하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평점 :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현대사 비극이자 민주화운동 네 장면을 창비에서 만화로 기획했다. 김홍모 『빗창』은 제주 4·3을, 윤태호 『사일구』는 4·19혁명을, 마영신 『아무리 얘기해도』는 5·18민주화운동을, 그리고 유승하 『1987 그날』은 6·10민주항쟁을 다룬다.
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의 용기 있는 사람들로부터 시작했고,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변모를 이끌었다.
민주화운동하면 떠오르는 것은 국민들이 부당함을 표현하고 좀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달라고 외치는 것과 세력 유지를 위해서 무력으로 국민에게 대응하는 정부의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몇몇이 희생된 것도 알고 있다.
현대사 비극을 접할 때마다 내가 제일 먼저 하는 말은, '믿을 수 없어. 이게 내가 태어나기도 고작 몇 년 전에 일어났다고?'다. 현대에 발생한 유혈 사태는 정말 믿기지 않는다.
『1987 그날』의 배경은 6·10민주항쟁이다.
이 만화를 통해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민주화운동에 가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만큼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염원이 간절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민주화운동의 모습은 이랬다. 1987년 5월 18일 광주민주항쟁 제7주기 미사에서 故 김수환 추기경의 추도미사뿐만 아니라 김승훈 신부가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진상은 조작되었다고 언급하면서 정부의 잘못을 꼬집은 것. 석박사 대학원생도 다 모여 시위를 하고, 택시운전사는 정해진 시간에 일제히 경적을 울렸으며 여성 단체는 스카프를 흔드는 등 자기가 맡은 지역에서 잘 버텨 경찰력을 분산시켜 민주화를 외쳤다.
6·10국민대회 행동요강을 보니 전 국민이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전국적으로 동시간대에 민주화에 대한 외침이 일어났을 것을 생각하니 그들의 열망이 느껴지면서 내 몸에 전율이 일었다, 마치 2002년 월드컵 때 온 국민이 빨간 티셔츠를 입고 붉은 악마 응원가를 외치는 영상을 볼 때마다 닭살이 돋는 것처럼.
민주화운동에 대한 평가도 역대 대통령의 업적 평가만큼이나 호불호가 갈린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에 살고 역사를 만들고 있는 것처럼, 그 당시 사람들이 부당함을 외치고 희생했기 때문에 그들이 만든 역사로 우리가 좀 더 나은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우리 세대와 미래세대들이 더 잘 살 수 있도록 지금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 역량을 다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