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씨 허니컷 구하기
베스 호프먼 지음, 윤미나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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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엄마와 아버지의 갈등,

갈수록 집에 오는 횟수가 뜸해지는 아빠.

점점 정신이 이상해져가는 엄마. 


방관하는 아빠와 피보호자가 아닌 보호자로 엄마를 대해줘야 하는 씨씨는 어린 나이에 삶이 괴롭다. 마을 사람들은 연민과 더불어 적대감 섞인 눈으로 이들 가족을 대하며, 학교에서 씨씨는 왕따다. 가정의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해, 작고 여윈 소녀를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집에서도 외롭고, 학교에서도 외롭다. 


다만, 씨씨가 숨 쉴 수 있는 곳은 책 속이다. 그리고 이웃인 오델 할머니. 


º 책 : 엄마가 이상 증세를 보일 때면 씨씨는 달려가 책 속에 파묻힌다. 활자라면 다 좋다. 교과서도 좋아한다. 복습도 여러 번, 씨씨는 최고 등급을 받지 않은 과목이 없다. 그래도 그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과목을 뽑으라면 '영어'다. 


º 오델 할머니 : 이웃집에 혼자 사시는 오델 할머니. 정상적인 가족이 없는 씨씨에게 오델 할머니는, 또 다른 가족의 역할을 해준다. 상처받거나 힘든 일 있을 땐 할머니에게 달려가 안긴다. 그러면 불안과 걱정이 들어진다. 



씨씨 엄마의 이상 증세는, 부부 생활의 권태와 남편의 바람, 그리고 젊은 나이에 늙은 남자와 결혼해서 자신의 젊음이 계속 사라지고 있다는 두려움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한다. 젊었을 적 미인 대회에 나가 우승했던 일에 집착한다. 우승했을 때 찍은 사진을 반복해서 보며, 특별한 일이 아닌데도 화려한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 남편이 집에 있지 않은 데도, 남편에게 소리치고 보이지 않는 남편과 싸운다. 집에 남아나는 물건이 없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 씨씨 엄마가 제정신일 때가 있는데 그런 기억이 씨씨에게 '사랑'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은 오래지 않으며, 씨씨는 그런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다. 


이런 일도 다 끝이 있는 법이다. 


씨씨의 엄마는 아주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다가 교통사고가 났다. 엄청난 속력으로 부딪혔다. 육체의 형상은 매우 끔찍했다. 씨씨는 그 광경을 보지 못했지만, 마치 본 것처럼 마음에 새겨졌고, 두려움증으로 다가온다. '정신병은 유전될 수도 있다는데 설마, 나도?!' 


씨씨 엄마의 사망 소식을 들은, 친척 어르신이 고급차를 끌고 씨씨의 집에 왔다. 털툴라 외이모 할머니. 아빠는 뭔가 버거운 짐을 없애듯 씨씨를 털룰라 할머니에게 맡긴다. 그길로 북부에서 털룰라 할머니의 집이 있는 남부로 가게 되는 씨씨. 


낯선 곳. 두려움. 그곳에서도 친구를 사귀지 못할까 하는 불안. 


하지만 그곳은 씨씨가 살던 곳과 달랐다. 안전하고, 따뜻하다. 아무래도 털룰라 할머니 덕분이다. 부유하고, 인덕 있으며,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털룰라 할머니 집에서 일하는 '올레타 아줌마'가 씨씨의 첫 친구가 되어 준다. 이런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씨씨는 예전의 불안과 트라우마를 조금씩 극복한다. 친구의 친구들을 만나며,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 그들이 어떤 관계를 맺는지, 그들에게는 슬픔이나 아픔은 없는지 듣게 되는데, 이런 과정 속에서 씨씨는 안정을 찾는 것이다. 


문득문득, 좋지 않았던 기억이 떠오르지만, 그때마다 털룰라 할머니가 의미 있는 말씀을 해주신다. 


책의 마지막은, 씨씨가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고 거기에서 새 친구를 사귀는 것으로 끝난다. 


어른들의 손에 이끌려 북부에서 남부로 오게 되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모험을 하게 되어 씨씨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부모님의 또 다른 긍정적인 모습을 보려 노력하면서 부모님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희석시킨다. 


작가가 던지고자 한 말은 대부분 털툴라 할머니와 오델 할머니의 말로 표현된 듯하다. 어쩔 수 없이 맺게 되는 관계, 그 관계에서 받는 상처는 있을 수 있지만 그 상처를 극복하려면 본인의 노력이 필요하고, 이 노력에 '모험'은 필수로 수반된다고.. 두렵고 무서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상황이 멈춰있거나 악화되기만 할 뿐 나아지는 것이 없다. 모험에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결과가 좋게 될 수도 있고 어떻게 될지는 아무로 모른다.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러니,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모두가 좋은 사람일 수는 없지만, 그중에 좋은 사람 몇 명만 만나도 우리 삶은 빛날 수 있다.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인생의 소명을 발견하라는 거야. 진정한 행복과 삶의 목적이 거기에 있단다. 버려진 동물을 돌보든, 낡은 집을 구해내든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책을 읽어주든, 네 안에서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을 발견해야 해. 아가, 그 불을 찾지 못하면 결코 만족감을 느낄 수 없을 거야." - P162

"하지만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해. 네가 공포에 질 때마다 그 남자가 이기는 거야. 그리고 네가 그러면 그럴수록 그 남자는 점점 강해지고 넌 점점 약해져. 네가 공포에 지면 너만 손해야. 결국 평생 그 남자의 노예로 살아가야 해." - P260

"내가 한 말을 명심해. 그 누구도 네 자유를 빼앗지 못하게 하렴." - P262

"저기 인생이 있어. 움직이고 있는 게 보이니? 나뭇잎들도 움직이고 있어. 인생은 아무도 기다리지 않아. 너처럼 특별한 아이라도 기다려주지 않을 거야. 그러니 네가 큰맘 먹고 인생에 뛰어들지 않으면 안 돼." - P376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정돼." - P386

"어떤 사람이 지혜롭다면, 그건 세상에 나가서 열심히 살았기 때문이란다. 지혜는 경험에서 나와. 매일매일이 선물이라는 걸 깨닫고 그걸 기쁘게 받아들이는 데서 나오지. 넌 책을 많이 읽었고 덕분에 아주 똑똑하지만 세상의 어떤 책도 진짜 지혜를 주진 못해." - P447

"우리가 극복한 인생의 상처들이 우리를 더 강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 P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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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 - 개인의 운명과 세상의 방향을 결정지을 10가지 제언
파리드 자카리아 지음, 권기대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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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출신으로, 미국 예일대와 하버드를 졸업한 후 현재 국제정치 관련 언론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파리드 자카리아. 그는 이번 Covid-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드러난 미국 사회 문제점을 짚어보고, 미국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그 방향을 제시했다. 미국을 다룬 책이지만, 미국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미국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라서 유익하고 흥미롭게 읽었다.


책의 내용은, 책 제목이 말해주듯 이번 팬데믹으로 미국이 나아갈 방향을 10가지로 구성해 놓았다. 다음은 각 레슨에 대한 나의 요약이자 나의 생각이다.



LESSON 1.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어야 할 때


20세기 냉전이 끝나고 신자유주의 물결이 세계를 휩쓸며 각국의 상호의존도가 매우 높아졌다. 물론 그 이전에도 어느 한 나라에 경제위기가 닥치면 연쇄적인 충격이 세계로 퍼져나갔지만 신자유주의 이후에는 그 충격의 강도가 매우 심화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환경 파괴도 가속화되고 있고 생태계는 무너지고 있다. 야생동물의 서식지까지 인간이 침범해 들어가자 예전에는 없던 전염병이 창궐하고, 전염병 발생의 빈도나 속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알지만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려고 할까? 그렇지 않다. 우리가 앞으로 할 수 있는 노력은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잘 인식하고, 위험에 대비하여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우리에게 닥친 위험은 앞으로 더욱 속도를 낼 것이며, 우리는 높아진 속도에도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해서는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속도를 줄이며 유턴을 하거나 멈출 수 없다고.


LESSON 2. 중요한 건 정부의 크기가 아니라 능력이다


미국에서 정부의 역할을 논할 때 곧잘 등장하는 말이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는 논의다. 미국은 이민자가 세운 나라이며 각 주마다 역사와 전통이 다르다. 첫 출발이 (구세계의) 억압을 피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부의 간섭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이 있다. 그러면서도 큰 정부를 지향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유럽에 대항하고, 각기 개성 다양한 각 주를 통일성 있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힘이 센 정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번 팬데믹 초기 때 코로나를 안이하게 생각하다가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여줬던 미국 정부를 보면서 중요한 것은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가 아닌 '정부의 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발원국인 중국 주위에 있던 우리나라, 대만, 싱가포르는 나라는 작고, 중국과의 왕래도 미국보다 더 많아 아주 위험했지만 방역을 잘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인프라에 투자를 안 해서 그 시대의 자본과 인프라를 갉아먹고 있는 형태이며, 관료 시스템도 비효율적이고 문제가 많으므로 이 문제를 해결해 정부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LESSON 3. 시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 2000년대 초 IT 버블 붕괴,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등등 위기가 있을 때마다 시장은 그런대로 수습을 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시장'은 고치지 않았다.


미국은 경제(금융)위기 때마다 막대한 세금을 쏟아가며 자산가와 자본가의 자산을 지켜주었다. 하지만 소외 계층에게 필요한 교육이라든가, 의료혜택에 대해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는다. 미국은 PAY-TO-PLAY SOCIETY라는, 유료사회인데 돈이 있다면 유리한 사회인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저자는 '덴마크'를 사례로 들면서, 자본주의지만 높은 세율로 사회안전망을 탄탄히 구축하고 있는 사회 모델을 어느 정도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진 못한다고. 불평등을 줄여야만 역동적인 사회가 될 수 있다.



LESSON 4. 전문가의 말을 들어야 한다


저자는 미국의 초기 방역 실패를 트럼프를 비롯해 미국인들이 전문가의 말을 불신하고 듣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트럼프는 전문가의 말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기도 했는데, 그에 대한 대가는 혹독했다.


미국은 현재 분열되어 있고, 미국 국민들은 자신이 믿고자 하는 것만 골라서 들으려고 한단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면 전문가의 말도 듣지 않는데 이렇게 해서 문제가 생긴단다. 물론 미국 감염병 전문가도 초기에 코로나를 별것 아닌 전염병으로 생각한 사람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 나중에 자신들의 의견을 철회했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 중에는 그 후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계속 있었다.


사람들 중에서는 자신의 신념과 배치된다면 전문가의 말도 듣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 전문가의 말을 들어야 하고, 전문가는 일반 사람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LESSON 5. 삶은 디지털이다


IT 혁명으로 실물 경제와 디지털 경제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었는데 이번 팬데믹으로 더욱 가속화되었다. 팬데믹 때문에 도시가 봉쇄되자 디지털과 거리가 멀었던 사람들도 디지털의 세계로 진입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앞으로 팬데믹이 끝난다고 하여도 이런 경향은 멈추거나 역행하지는 않을 것이라 말한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은 앞으로의 세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인간의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 어쩌면 예전부터 논의해 오던 '기본소득'을 팬데믹으로 인해 각국 정부들의 어쩔 수 없이(?) 실험하게 되었다. 이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어쨌거나 인공지능은 더욱 발달할 것이고, 우리 삶은 디지털과 떼려야 뗄 수 없어질 것이다.




LESSON 6.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다


그리스 시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이번 팬데믹으로 그의 말이 옳았음을 다시 한번 경험하게 되었다. 팬데믹은 물론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간과 인간의 거리를 멀게 했다. 부유한 사람은 도시를 탈출해 근교나 시골로 이동했고, 가난한 사람들도 좁은 집이지만 대문을 걸어 잠그고 집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14세기 보카치오의 쓴 『데카메론』에서 그랬듯 사람들은 고립된 장소에서도 서로 함께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유대감을 느낀다.


이번 봉쇄로 우리는 더욱 타인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LESSON 7. 불평등은 갈수록 심해질 터


경제 위기가 닥치면 우선 신흥국에 투자되었던 막대한 양의 달러가 미국으로 이동하고, 신흥국은 금융 위기에 직면한다. 어쨌든 경제를 돌려야 하는 신흥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금리를 무리한 수준으로 높이고, 높은 이자율로 달러를 다시 빌려와 가치가 뚝 떨어진 자국의 화폐로 달러를 갚아야 한다. 반면 기축통화국인 미국이나 경제가 탄탄한 선진국은 경제 위기가 와도 1~2년 만에 금방 회복한다. 이로 인해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 사이의 경제 격차는 더욱 커진다.


그리고 한 나라 안에서도 불평등은 심해진다. 잘 사는 사람은 더욱 잘 살고, 못 사는 사람은 더욱 못 산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독점 기업은 위기가 와도 큰 타격 없이 넘어가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어려움에 허덕이다 파산한다. 안 그래도 불평등은 심해지고 있었는데 이번 팬데믹으로 더욱 심해진 양상이다.



LESSON 8. 세계화는 끝나지 않았다


미중 무역 분쟁 때문에 자국 우선주의나 리쇼어링이 심해지고 있었는데, 이번 팬데믹으로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팬데믹으로 생각보다 훨씬 많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음을 미국과 유럽이 깨달은 것이다. '마스크'도 그렇고, 특히 의약품의 경우 자국 회사의 제품이라도 생산은 중국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느낀 두려움은 컸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세계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선진국 경제는 대부분 서비스 부분에서 창출되고 있고, 높은 인건비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업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건 중국이 아니라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주변 인건비가 싼 나라의 물건을 수입하는 방법이다.


LESSON 9. 온 세상이 양극화하고 있다


제목은 '양극화'이지만, 경제에 대한 양극화라기 보다 미국vs중국 패권 싸움을 다루고 있는 장이다. 저자는 현재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흡사 19세기 영국과 독일의 갈등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기존 패권국 영국, 하지만 영국의 권력과 영국이 갖고 있던 식민지가 탐났던 독일은 서로 싸울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 미국과 중국이 그런 관계라고 보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냉전을 할지 말지는 선택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LESSON 10. 때론 최고의 현실주의자가 이상주의자다


이 장의 제목이 의미하는 무엇일까? 저자는 분열되고 대립이 격화되는 이 시대에 '협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유주의의 기저에 깔린 이상주의는 단순하고도 실용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각기 따로 움직이거나 단절되지 말고 힘을 합친다면 나은 결과를 얻고 좋은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 간 전쟁을 피하면 국민은 더 잘 살 수 있으며 무역이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니 '협력', '평화'를 생각하는 이상주의자가 최고의 현실주의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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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10가지 이야기를 요약해 보자면, 우리 세계는 이미 과속하는 자동차처럼 환경을 파괴하고 엄청난 도시화로 전염병에 취약해졌지만, 이런 경향은 멈추거나 되돌릴 수 없고 안전벨트 매는 등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 같은 논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프라를 단단히 잘 구축하고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정부 시스템을 구축해 전염병 같은 위기에 잘 대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시장'은, 불균형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으므로 덴마크처럼 사회안전망을 마련해 소외계층을 포용해야 하고, 디지털 사회도 역행할 수 없으므로 적응해야 한다. 미중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터이지만 전쟁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가 될 것이다.


팬데믹으로 미국의 많은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런데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만만치 않다. 그뿐만 아니라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인프라 투자하겠다는데, 나는 이번 투자에 솔직히 기대가 많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저물고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지만, 미국은 결코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로서 지금도 끊임없이 이민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젊은 사람의 인구가 많으며, 출산율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다. 한마디로 젊은 나라다. 이런 나라가 신흥국처럼 인프라 투자를 하겠다니, 2차 세계대전 후 비상했던 미국을 또 한 번 보게 되는 건가 기대가 많이 된다. 물론 미국 내 교육 격차와 빈부 격차는 심각하다. 그런데 이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또 미국이 이번 재정정책에서 보여줬던 화끈함(?)을 빈부 격차 해소에 보여준다면 문제를 많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파리드 자카리아는 희망 섞인 말로 책을 마무리한다. 나 역시도 미국에 기대를 한다. 문제 많고 탈도 많지만, 미국에는 저력이 있다.


이 책은 미국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제 모든 나라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비슷비슷해져서 미국의 문제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문제이기도 하다. 세계화는 그렇게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다. 미국에 기대를 하듯, 우리나라에도 기대가 많이 된다. 부디 팬데믹이라는 위기를 잘 헤쳐나가고 그다음 우리가 맞닥뜨릴 문제도 잘 해결해 나가면 좋겠다. 타인과 더불어, 디지털을 우리 삶 속에 녹이고, 자연과 더불을 살도록 노력하기!


우리에게 닥친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이 책처럼 건전한 논의를 계속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면 언제나 희망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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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50대 왕초보 전자책 만들기
라은주 / 유페이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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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이 빈약하고 허술해서 충격먹음...
내 돈 1500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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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비용 2만 원, 1인기업으로 살아남기
정도영 지음 / 원앤원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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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1인 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이 커진 것 같습니다. 모든 게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사회가 되어서 그런 걸까요. 예전과 다르게 우리 직업 문화나 가치관이 달라져서 그런 걸까요? 어쨌든 '평생직장', '일생 간 하나의 직업'이 없어진 지는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주력으로 하는 일도 있고, 알바 혹은 부업으로 하는 일도 몇 가지 있습니다. 집에서 컴퓨터만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도 따로 없고, 그냥 컴퓨터 앞에 앉아 컴퓨터면 켜면 출근이고 업무 시작이며, 컴퓨터를 끄면 업무 끝, 퇴근입니다. 시간 조절도 자유롭습니다. 평일에 쉬고 싶으면 쉽니다. 휴가나 방학을 느끼고 싶으면 연속으로 쉬기도 합니다 (물론 쉰 만큼 일은 몰아서 해야 하지만요. 마감을 지키는 것은 예의이며 당연히 엄수해야 하는 것이죠)


일한 만큼 돈을 벌기 때문에 쉰 날이 많은 달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합니다. 늘 돈이 아쉬우면서도 여유롭게 지내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매달 간당간당하게 적자는 면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나이도 들어가고, 더 늦게 전에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조직에 들어가는 건 힘들 것 같아요. 이미 이런 생활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조직에서도 저를 반가워할지 미지수이고요.


지금 같은 생활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고, 수입 다각화를 위해 이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저자는 여러 직장을 다니며 취업과 퇴사를 반복했고 현재는 직업, 진로, 생애설계에 관한 컨설팅 일을 하고 있습니다. 퇴직자 재취업 관련 강의 및 글쓰기도 하고 있고요. 현재 만 6년째 '1인 기업'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담'과 1인 기업을 하고 싶은 분들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실용서이면서 자기개발서 같은 책입니다. 도움이 되는 내용이긴 한데, 구체적이기보다는 추상적인 느낌이 다분합니다. 어떻게 보면 '1인 기업을 꿈꾸는 분께 드리는 조언서' 같은 느낌이랄까요. 선배 1인 기업가로서 후배 혹은 1인 기업을 꿈꾸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혹은 저자가 본인의 업(業)을 한 번 되돌아보는 의미에서 이 책을 썼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인 기업을 하고 싶은데 막상 마음의 결심을 못하시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 1인 기업 창업에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준비 내용을 얻고자 하시는 분은 이 책이 맞지 않을 것 같아요. 퇴직과 창업 그 사이에서 마음이 들리는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저자에게 한 번 컨설팅 받아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바로 '돈 벌기는 힘들어도, 돈 벌 수 있는 방법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직장,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은 내려두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시장 트렌드를 잘 읽고, 1~2년간 먹고 살 돈만 있다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 보는 건 충분히 가치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있는 존재하는 직업만 가질 이유는 없으니까요. 또 하늘 아래 처음부터 존재했던 직업도 없고요.


1인 기업을 하든, 소수 인원으로 창업을 하든, 기업에 취직을 하든 돈 벌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다만 어떤 일을 하든 이 책에서 조언하는 대로 전문성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하고, 강한 책임의식을 가지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 것 같습니다.


* 참고로, 창업 비용 2만 원이라는 것은 명함 제작비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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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흔들리는 중입니다 - 산책길 들풀의 위로
이재영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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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부드러운 에세이집 한 편 읽었습니다. 그동안, 아니 어쩌면 2020년 8개월 동안 날 서고 모난, 화가 나고 무서운 글들만 읽었던 것 같아요. 아침에 눈 뜨며 바로 접하는 뉴스들과 세상 변화를 알기 위해 읽는 책들이 어딘가 겁이 나고 무섭고 두려운 내용 일색입니다. 뭔가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유의 글들. 어딘가 사람을 날카롭게 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글들이죠. 이런 글들 속에서 쉼의 여유를 느끼게 하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부드럽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읽으며 포근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받았어요. 책 제목은 '오늘도 흔들리는 중입니다'라고 적혀 있지만, 책의 전반적인 느낌은 부드럽고 담담히 받아들이는 느낌이 강해요. 얼마 만에 느껴보는 느낌인지. 반갑습니다.


책은 글쓴이의 일상과 그 일상에서 느낀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을 드러내주는 꽃과 풀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꽃들은 생긴 모양이나 제각각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성격을 띠며 살아갑니다. 어떤 꽃들은 세상의 모든 관심을 받아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듯 본인의 아름다움을 강렬하게 뽐내고, 어떤 꽃들은 세상에 있는 듯 없는 듯 어느 한구석에서 아주 자그마하게 꽃을 피웁니다. 또 어떤 꽃들은 짧은 시간 일제히 피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또 어떤 꽃들은 오래오래 꽃을 피웁니다. 저마다의 형태, 저마다의 삶의 방식들. 풀도 마찬가지죠.





그런 다양성이 이 책을 쓴 이에게 다양한 의미를 던져줍니다. 꽃은 꽃일 뿐이고 풀은 풀일 뿐이지만, 글쓴이의 마음이 다양한 해석과 감정, 깨달음을 느끼게 한 것이겠죠. 그래도 좋습니다. 그렇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요.


대한민국에 살면서, 도시를 벗어나 시골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것은 대단한 결단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대도시 그것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나라이기 때문이죠. 이 책의 글쓴이는 그런 흐름을 거스르고 반대로 시골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여기서 한 박자 여유로움이 느껴지네요. '쉼'이라고 해야 할까요. 빠르게 흐르는 도시의 '시간'과 달리 여유로움과 편안함이 느껴져요. 싱그러움도 함께요.


오늘도 흔들리는 것은 우리 인간만이 아니고, 바람이 불면 살랑살랑 흔들리는 꽃과 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갑갑하고 숨 막히는 코로나 시대에, 책으로 여유와 쉼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푸른 여유로움을 드릴 수 있는 책입니다.


흔들리지만, 아름답게 피고,

오히려 흔들려서 아름답게 보이는 꽃과 풀들.

우리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흔들려서 인간다운, 흔들려서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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