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는 일곱 가지 방법, 가난뱅이가 되는 일곱 가지 방법 - 조금 다른 경제학 생각하는 돌 10
니콜라우스 뉘첼 지음, 조경수 옮김, 소복이 그림, 강수돌 감수 / 돌베개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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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이 책의 수준과 내용을 깎아 먹는 경우는 바로 이런 경우. 바로 이 책이다. 꼭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의 아류 느낌이 물씬 풍긴다. 


하지만 이 책은 독자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기 위한 팁을 던지는 책이 아니다. 부자들을 낱낱이 분석한 책도 아니다. 부자들이 어떻게 이윤을 남기는지, 이윤 만들기의 방법, 그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구조, 권력 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어째서 가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날이 갈수록, 해가 갈수록 더 가난해지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부자가 부자가 된 이유와 이윤 축적 방법,

2부는 가난한 사람이 계속 가난한 이유,

3부는 함께 잘 사는 방법

에 대해서 저자의 생각을 펼친다. 


이 책의 수준은 경제를 잘 모르는 청소년들이 읽어도 아무 문제없을 정도로 쉽다. 종종 경제 개념이 나오지만, 굳이 경제 개념을 몰라도 된다. 교과서적으로 경제 개념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쉽게 접하고 누구라도 알고, 보고, 겪고 있는 사례를 통해서 접근하기 때문. 


저자는 부자가 점점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이 왜 더더욱 가난하게 되는지 찬찬히 짚어가며 이는 자본주의, 특히 신자유주의가 권력과 결탁하여 만든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신자유주의를 무조건 비판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독자들에게 감정에 호소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이러이러한 현상, 이러이러한 구조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당신의 생각은?' 이렇게 독자들에게 직접 생각해 보라고 유도ㅂ한다.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유도. 

이 책의 마지막 부인 3부, '함께 잘 사는 일곱 가지 방법'은 그래서 좀 더 인상 깊다. 내용 자체는, 익히 접했던 내용들이고, 저자가 적은 일곱 가지 방법들의 장단점도 이미 알던 것. 감명 깊게 와 닿았던 부분은 이런 것이 아니라, 3부 맨 마지막, '이제 당신이 이 책을 계속해서 써 내려가야 한다'라며 독자들이 직접 생각하고, 직접 함께 잘 사는 방법을 적도록 한 것이었다. 긍정적 충격!


'뜨거운 가슴, 차가운 머리'의 아주 적절한 예를 본 느낌. 철학의 나라, 독일 사람답게 독자의 생각을 유도. 이게 책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고, 경제 관련해서 더더욱 알맞다는 생각. 


이 책에 나에게 어떤 해답을 준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싶었고(이런 저자는 흔히 볼 수 없다.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무관심한 사람, 혹은 불평불만만 많거나, 좌나 우로 너무 과격한 사람들이다), 아직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지만 이 세상의 온갖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생겨서 이 책을 덮고 난 다음에 살짝 두근두근했다. 이 두근거림은 누군가 제시한 '정답'이 아니라, 나 스스로 묻고, 생각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희망임을 알게 되어 두근두근 설레었다. 질문, 질문을 찾는 과정, 스스로 찾아낸 방법, 정답 등. 이건 경제나 먹고사는 문제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전반에 해당하는 삶의 방식일 것이다. 인생을 좀 더 만족스럽고,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사는 방법.


다른 분들도,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두근거렸으면 좋겠다. 




《 이 책을 읽고 좋았던 점 세 가지 》


① 기존 경제학 기본 개념을 쉽지만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② 그 과정에서 왜 부자는 더더욱 부자가 되고, 왜 가난한 자는 더더욱 가난해지는가 생각해 보도록 유도한다. (저자는 부자는 나쁘다고 매도하지 않고, 가난한 자들에게 필요 이상의 동정심을 보이지 않는다. 각각의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도록 유도한다. 즉 편을 가르고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누군가를 동정하도록 하지 않는다) 


③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독자 한 명 한 명의 힘, 잠재력을 일깨워 준다. 거기에 희망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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