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어? - 유쾌한 탐식가의 종횡무진 음식 인문학
고이즈미 다케오 지음, 박현석 옮김 / 사과나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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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다케오, 『맛없어?』, 사과나무, 2015 (4/23~25)

/읽은 기간/ 2017년 4월 23일~25일
/주제 분류/ 음식 에세이
/읽은 동기/ 그냥 맛있는 음식에 대한 에세이집인 줄 읽었습니다만, 읽고 보니.... 


자신이 맛 본, 맛없는 음식에 대한 에세이. 

후쿠시마 현 양조장에서 태어난 고이즈미 다케오. 가문의 전통이랄까, 자란 환경이랄까 동네를 휘어잡으며 놀면서 뱀 가죽도 벗겨서 먹고, 곤충도 여러가지 맛보고,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먹은 덕분에 일단 입에 들어가는 것이라면 먹어보는 미식가이다. 미식가 하면 보통 까다로운 소식가를 연상하기 쉬우나 고이즈미 다케오는 자기 몫으로 나온 음식은 정말 죽을 정도가 아니면 뚝딱 다 헤치우는 착한 미식가이다. 

일본은 너무 좁은지 세계를 돌아다니며 좀 유명하다는 온갖 냄새나는 생선들, 고기들, 벌레는 웬만큼 다 섭렵하고, 언제 우리 목포에 와서 홍어도 맛 보았다고 한다. 홍어 먹고 머리가 딩!! 즉시, 콧김을 내쉬어 봤더니 알칼리 정도를 나타내는 리트머스 종이가 파른색을 넘어 검푸른 색으로 변했다며 정말 놀라웠다고 서술한다. 

(학창 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맡아본 암모니아 냄새에 코감기로 며칠 막혀 있던 코가 뻥! 뚫리는 경험을 하고, 다시는 암모니아 냄새를 맡고 싶지 않아서 난 도전하지 않을랍니다. 세상엔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 있기에.) 

저자는 대학에서 발효학, 양조학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하지만 본디 사람 자체가 먹을 것을 좋아하고, 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로움이 멈추지 않는다. 정말 대단하다. 음식에 대한 즐거움과 호기로움이 책 구석구석 묻어난다. 글이 참 재밌고, 유쾌하다. 까다롭고, 예민한 미식가가 결코 아닌, 재치있고 너그러운 미식가이다. 

요즘 사람들은 보통 하루 세끼 혹은 두 끼, 적게 먹는 사람은 한 끼를 먹는데, 이왕 먹는 거 이 책의 저자 고이즈미 다케오처럼, 음식에 대한 엄청난 호기심과 흥미로움, 예의를 가지고 삼시세끼를 먹고 즐긴다면 세상 사는 게 더 재밌지 않을까 싶다. 태어나 죽을 때까지 숙명적으로 매일매일 세 번 반복하는 食, 이 食부터 즐기고 재미를 느낀다면, 세상 사는 게 더 충만하고 재밌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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