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부엌 - 작은 집에 딱 맞는 독일식 주방 라이프, 타니아의 독일 키친 여행
가도쿠라 타니아 지음, 조우리 옮김 / 홍시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읽은 기간/ 2017년 3월 5일~6일
/주제 분류/ 인테리어 (독일, 부엌 여행)
/읽은 동기/ 이왕 읽은 거, 타니아 씨의 책 모조리 다 읽을 테다!!


가도쿠라 타니아. 아버지는 일본인, 어머니는 독일인.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일본, 독일, 영국, 미국, 동남아시아까지. 실로 많은 나라에 체류하며 이사를 다녔다. 그리고 세계 각지에 사는 가족과 가족, 지인들의 집에 초대를 자주 받아, 각 나라마다의 인테리어나 라이프 스타일에 눈을 일찍 떴다. (다른 책에서, 학생 때부터 인테리어 책을 즐겨 보았다고 한다) 현재는 도쿄와 어느 시골 지역에 별장을 집을 마련해서 소박하지만 여유롭고 아늑한 타니아만의 집을 꾸려가고 있다. 타니아 씨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독일인, 그리고 본인도 독일에서 자주 체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브랜드화하여 독일 라이프 스타일이나 수납 정리, 인테리어를 소개하는 책을 몇 권 냈다. 이 책도 그 책들 중 하나이다. 


이 책의 목차는 크게 3개로 나뉜다. 첫 번째 챕터엔 독일 음식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일본인들도 따라 해보면 괜찮은 레시피나 잼 같은 보존식품 만들기 방법을 실었고, 두 번째 챕터엔  현지 독일인의 집을 직접 찾아가 그 집의 부엌에 대한 설명과 사진을 싣고 있다. (100년 전에 지은 건물의 부엌에서, 2차 대전 후 투박한 동독식 부엌은 물론, 현대식 부엌까지 총망라 ♡) 마지막 챕터에서는 타니아 씨가 소개하고픈 독일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간단하게 언급한다.


이 책 역시, 타니아 씨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독일에 대해 상당히 좋게 소개하고 있다. 너무 좋게만 소개하고 있어서 혹자는 거부감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독일 사림이라고 어디 합리적이고 소박한 습관만 가지고 있을까. 정리 정돈이 몸에 배어 있다는 것도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그렇다는 거지, 모두 100%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빌 브라이슨 씨가 타니아 씨의 책을 봤다면, 분명 코웃음 쳤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유럽 여행기를 보면 모든 유럽인, 모든 유럽 나라가 우습지 않은 데가 없으니까. 

그래도 이건 일본인 특유의 겸양 혹은 체면 차림의 느낌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타니아 씨 피의 반은 일본이니까. 

어쨌든 타니아 씨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접하기 힘든 독일인의 라이프 스타일, 그들의 부엌을 엿보는 재미가 큰 즐거움이었다. 요즘 일본에 이어서 우리나라에서도 북유럽식 인테리어가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디자인이 꼭 북유럽 스타일만 깔끔하고 예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저마다의 문화와 풍습, 기후, 식습관, 관습, 각 집집마다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고, 개성 만점의 부엌들이 있다. 우리나라, 일본, 북유럽뿐만 아니라, 요렇게 다른 나라의 부엌도 구경하는 재미가 참 쏠쏠하고, 여기선 이렇게 부엌을 꾸며 사는구나, 놀랍기도 할 것이다. (진짜 생각지도 못한 부엌의 모습도 있기 때문!) 

독일은 뒤늦게 국가 주도로 나라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19세기부터 국민들에게 희생과 단결을 요구해 왔다. 독일 사람들은 자신들의 희생을 당연하게, 오히려 미덕으로 여겼다. 뒤이어 제1차, 그리고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은 패망국이 되었다. 막대한 전쟁 배상금 지급, 그리고 동독과 서독으로의 나뉨. 풍요로웠던 서독에 비해 사회주의였던 동독은 검소할 수밖에 없었고 (사실 검소가 아닌, '가난') 절약이 몸에 배었다. 유럽 그 어디 나라 사람들보다 빨리 일어났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며 일을 했고, 부지런히 일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밖에 없는데 이는 뭐든 정리정돈,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런 이유들로 독일인들이 정리 정돈을 잘하고 청결한 것이다. 청교도적 검약과 부지런도 한몫. 

독일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예전부터 궁금했었지만, 자주 접할 수 없는 나라다 보니 아쉬웠는데, 이렇게나마 책으로 접할 수 있어 좋았다. 타니아 씨,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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