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식탁 - 사치와 평온과 쾌락의 부엌일기
이주희 글 사진 / 디자인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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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기간/ 2017년 1월 17일~18일
/주제 분류/ 국내 에세이 (음식)
/읽은 동기/ 제목이 나를 끌어당긴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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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에 출간된, 음식 에세이 및 글쓴이만(?!)의 레시피를 전수하는 책! 
도톰한 책이지만, 레시피를 소개하는 부분에선 한 페이지엔 사진, 한 페이지엔 레시피 소개라 그렇게 많은 양이 담긴 책은 아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음식 에세이!

하지만 이 책은 호불호가 강하게 나뉠 것 같다. 글쓴이의 문체가, 섹스 앤 더 시티의 말투 같다. 뉴욕에서 잘 나가는 전문직 독립(혹은 독거) 여성의 칼럼 같은 문체. 취향 확실, 자기 주관 확실, 그리고 많은 것들을 섹스에 빗대어 설명한다(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은 주제마저도). 글쓴이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르고 읽었다면, 아마도 번역 에세이인 줄 알았을 것. 조금 검색해 봐도 이 책 리뷰에, 문체가 마음에 안 들었다는 글이 좀 눈에 띈다. 어쨌거나, 나는 이제 문체 취향은 뒤로하고 어떤 책이든 웬만히 마음에 들지 않는 이상, 다 읽기로 했으니, 나는 이 책을 완독했다!! 그리고 문체도 나에겐 그리 큰 부담이 없었고, 다양한 문체를 접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그리고 내 친구 중에 분명 부산 토박이인데 서울말을 쓰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랑 대화하면 내가 곧 서울에 있는 느낌이 든다. 부산인데도!!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도 뭐랄까, 분명 한국에서 한국 사람과 대화하는데 꼭 미국 뉴욕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책의 구성은, 글쓴이가 음식에 대한 자기 생각이나 겪었던 일 혹은 어떤 단상을 음식과 엮어서 칼럼 형식으로 쓰고, 그와 관련한 음식 레시피를 싣는 형식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좋았던 것이 이 분의 라이프 스타일을 살짝 열볼 수 있었다는 게 좋았다(관음증이긴 관음증인데, 그래도 남이 어떻게 사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는지 궁금한 건 '건전한 관음증'이지).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집에 혼자 살면서(주인장 하나 들어가면 꽉 차는, 좁아터진 원룸이 아니라는 말), 혼자 음식을 해 먹거나, 애인, 혹은 여러 명의 친구들을 초대해 음식을 하고, 와인도 나눠 마시며 파티나 소소한 모임을 가진다는 것, 뭔가 서양스러운 삶의 방식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이런 라이프 스타일이 최근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것 같은데, 이 분은 8년 전에 이미 하셨다. 게다가, 책을 낸 게 8년 전이니 그보다 더 전부터 이런 삶의 방식을 고수하셨겠지. 어쩌면, 유행에 민감하고 유행을 만들어 내기까지 하는 광고업에 종사하던 분이어서 그런 것 같다. (정말 글에 쓴 대로 일을 그만두시고 카페를 차리셨는지 궁금) 

어쨌거나, 누군가의 음식에 대한 생각, 음식에 담긴 추억, 자기만의 주관, 이런 이야기를 듣는 건 즐겁다. 그리고, 아마도 내가 따라 할 리는 없지만 그들의 레시피를 한 글자 한 글자 꼬박꼬박 따라 읽어가는 것도 즐겁다. (이건,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에 나왔던 미테랑 대통령의 영향이 크다) 

그리고, 책을 아주 특이하게 편집하고 책 한가운데, 연필을 꽂을 수 있게끔 구멍을 <빵!> 뚫어 놓은 것도 신선한 충격이었달까. 나는 제일 처음에 구멍 뚫린 거 보고, 파본이나 누군가 펀치로 일부러 구멍을 뚫어놓은 건 줄 알았다. 어쨌거나 소소한 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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