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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를 대비하라 - EU 집행이사회 조명진 박사
조명진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12월
평점 :
/읽은 기간/ 2017년 1월 5일~6일
/주제 분류/ 경제 경영
/읽은 동기/ 2016년 전 세계를 큰 충격으로 몰아넣은 사건 2개를 고르라 하면, 하나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브렉시트' 안이 영국 국민투표에서 가결되었다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국제 정세는 신양극체제로 재편되고 있어서 세계정세를 예측하는 것이 점차로 불확실해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당선이라는 예상치 못한 일이 2가지나 일어나 세계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한치 앞도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단지 아는 것을 하나 말하라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 요거 하나 정도일까.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당선된 것의 여파는 그가 취임하고 난 후 본격적으로 주시해야 할 것 같고(왜냐면 트럼프 자신도 자기가 어느 쪽으로 튈지 모르는 것 같기 때문), 트럼프와 함께 오리무중 깜깜한 브렉시트는 그래도 전문가의 분석과 의견을 들으면 무지로 인한 불안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브렉시트 관련 책 한 권을 읽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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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익숙하면서도 머나먼 나라다. 미국과 친한 우리는, 역시 미국과 친한 나라 중 하나인 영국에 대한 정보와 문화를 자주 접한다. 배낭여행과 출장도 많이 가고,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나라로 영국을 꼽는 사람도 있다. 19세기 대영제국이라는 찬란한 과거와 20세기 전쟁에서 승전국이라는 우호적인 이미지, 그리고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이기 때문일까. 그리고 셜록 홈즈와 해리포터의 나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막상 빈번한 문화 교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경제/무역 규모 역시 별로 크지 않다. 멀고 먼, 지구 반대편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6월 23일에 있었던 영국의 국민투표의 결과는 우리나라 사람까지도 뜨악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들 궁금했다. 브렉시트의 파장은 무엇이고, 그 강도는 어느 정도일지. 인터넷 질문 사이트에 꽤나 많은 질문이 올라왔지만, 이 질문은 영국사람들도 그렇게 똑부러지게 대답하긴 어려운 문제다. 생각보다 너무 복잡하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말하길, 브렉시트는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이혼"이라고 했단다. 어쨌거나 복잡하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수 없고 복잡하게 얽힌 것도 풀고, 자르고, 나열해서 그 본질을 분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지난 12년간 EU 집행이사회에서 국제 안보 관련 자문을 맡아온 유럽 전문가, 조명진 박사가 쓴 책이다. 오랫동안 유럽을 연구하고, 유럽 동향을 지켜온 전문가로서 책 내용이 신뢰할 만하다. 유럽 역사와 지리, 세계 협력 기구들(국제 기구가 너무 많고, 이름도 너무 길고 다 비슷비슷해서 머리가 뱅뱅 @ㅅ@), 조약, 통계 자료, 통화, 환율 등등 다양한 자료로 브렉시트를 분석, 설명하고 있다. 책이 무턱대고 어렵거나, 때론 무기가 되는 양장본도 아니고, 사람 기 죽이는 두께감도 아닌, 보통의 단행본이라서 읽기에 크게 부담없다. 다만, 유럽 역사와 국제 관계 및 거시 경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분들이 보다 수월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왜 영국은 브렉시트를 선택했나
2장 브렉시트가 가져온 거대한 파장
3장 유럽 통합의 종말, 그리고 세계는…
4장 브렉시트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1장 왜 영국은 브렉시트를 선택했나
브렉시트는 보수당의 주장에서 출발하여, 국민투표도, 그 탈퇴 처리도 보수당에서 해야 한다고 한다. 브렉시트는 보수당의 소수 소장파 사람들이 주장한 것인데, 캐머런 총리가 2015년 5월 총선에서 보수당이 재집권하면 국민 투표를 하겠다고 공약해서 일이 이렇게까지 커져버린 것이다. 캐머런은 잔류를 원했고 또 잔류를 예상했지만, 난민 문제와 반 EU, 반 이슬람 정서 때문에 놀랍게도 영국 국민들은 브렉시트를 선택했다. 그동안 누적된 영국 내 계층 갈등 (세대, 학력, 소득)이 이번 투표로 전면 부상했고 이는 기득권층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진 사람들이 정말 브렉시트를 제대로 이해하고 투표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많다.
그리고 영국은 유럽 대륙과 떨어진 섬나라로, 역사적으로 유럽에 통합되었다가 한 발짝 물러서기를 여러번 반복했다. 로마 식민지, 십자군 전쟁으로 유럽에 보다 가까워졌다가도 때때로 프랑스나 스페인과의 전쟁으로 유럽과 멀어지기도 하고, 헨리 8세의 영국 교회 설립 문제로 유럽과 멀어지고(저자는 이것이 최초의 브렉시트라고 한다), 19세기엔 식민지 팽창에 몰두했기 때문에 유럽과 거리를 두었으며, 20세기는 양차 대전으로 독일로 대변되었던 유럽을 적대시 했다. 20세기 후반 영국이 EU에 가입한 후에도 독일과 프랑스가 EU를 주도하자 그것이 못마땅했던 영국에선 반 유럽 정서가 일어났다. 독일이 주도로 한 중동 난민 수용과 이슬람 테러는 반 유럽 정서에 정점을 찍었다고 할까.
2장 브렉시트가 가져온 거대한 파장
일단 영국의 신용 평가 하락, 대형 건설 프로젝트 등 시일이 오래 걸리는 사업은 불확실해졌다. 또 파운드의 평가 절하로 다국적 기업들이 영국에 세워둔 공장이나 런던 지사를 옮길 기미가 보인다. 게다가 브렉시트는 국민투표로 가결되었다고 해서 카톡 단체톡방 나가듯이 뚝딱 나가지는 게 아니다. 2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EU와 계속 협상에 협상을 거듭해야하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그로 인해 영국은 현재 계속 분열 중이다. 강경파(하드 브렉시트- 그냥 나가자!) 온건파(소프트 브렉시트- EU 규정 일부 받아들임) 또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을 총리가 할 수 있는지,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건지 법률 해석 여지도 많고 복잡하다. 또한 영국은 단 하나의 나라가 아니라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으로 이루어진 연방 국가이다. 이들 나라 각각에 국민들의 의견(국회)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 (이 문제도 꽤나 복잡하다, 스코틀랜드는 EU 잔류를 지지하고, 웨일스는 탈퇴를 지지, 북아일랜드는 토착민인 켈트족은 잔류 지지, 건너온 앵글로 색슨족은 브렉시트를 지지해서 영국은 지금 사분오열된 상태다. 특히나 스코틀랜드의 경우, 2014년에 독립 국민투표를 했을 만큼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하고 싶어 하는데 이번 브렉시트 결정으로 다시, 독립에 대한 열망이 불붙을지도 모른다. 영국령인 지브롤터까지 생각하면 더더욱 골이 아프다. 지브롤터는 스페인과 국경을 맞댄 곳에 있는 섬인데, EU에서 영국이 탈퇴하면 스페인이 지브롤터 국경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스페인과 국경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전에도 문제가 많았는데, EU가 중재했다고 한다.)
또한 영국만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국이 시발점이 되어 다른 국가의 EU 탈퇴 연쇄효과를 부를 수도 있다. 부정부패로 인해 재정 상태가 엉망인 그리스가 현실적으로 EU에 소속하기 보단, 탈퇴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하여 언제 탈퇴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국민투표도 하였으나, 잔류로 결정났다)
3장 유럽 통합의 종말, 그리고 세계는…
영국은 EU와 관계 설정을 다시 하면서 경제, 무역에 관해 여러 선택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노르웨이처럼 유럽경제지역에 가입해서 농업, 어업, 사법, 세관 등은 영국 자국 관할로 두고, 4가지(상품, 서비스, 노동력, 자본)은 자유로이 이동 가능하게 할 것인지, 스위스 모델처럼 EU와 양자 협약을 맺을 수 있다. 이건 EU 정책이나 프로그램 등을 영국이 각각 선택해서 참여하는 모델인데, 문제는 참여 여부는 선택 가능하나 프로그램을 영국이 주도로 짤 수는 없다. 이외에도 유럽자유무역연합으로 EU와 관계를 모색하거나 WTO를 통해 EU 국가들과 경제 교류, 무역을 할 수 있다. 크게는 이렇게 4가지 모델이 있는데, 각각 일장일단이 있다.
그런데 영국뿐만 아니라 영국과 친하게 지냈던 국가들에게 브렉시트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국가 안보, 국방 문제가 아닐까 싶다. 현재 신양극체제로 국제 사회가 재편되고 있는 중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 친미국가) vs 상하이협력기구(친러국, 친중국)로 나눌 수 있다. 현재 러시아 푸틴과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러시아는 터키와 시리아 내전 문제에서, 중국은 동남아시아(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까지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하나씩 일을 진척시키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옛날의 영광을 찾기 위해 발 빠르게 판을 짜고 있는데, 소위 북대서양조약기구 쪽은 그와 반대 양상이다. 특히 영국이 EU를 탈퇴함으로써 결속력이 많이 와해될 것으로 예상된다.
4장 브렉시트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4장에서는 브렉시트로 인한 한국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파장, 대응 전략을 소개한다. 우선은 한국-EU FTA를 한국-영국 간 FTA로 바꿔야 하고, 양국간 무역 규모는 작지만 장기적으로 봐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 보아야 한다고 주장. 현재 중국은 현물 구매 전략을 펴며 원자재를 싹쓸이하고 있다. 일본은 닛산, 토요타, 혼다 3사의 자동차 생산 대수가 영국 공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는데, 대부분 수출용으로 EU에 절반 이상을 수출한다. 하지만 브렉시트로 파운드가 약화되면 피해가 막심하므로 공장을 철수하거나 유럽 내 영업을 그만 둘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리하여, 영국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여 어느 정도 일본의 뜻을 관철해 냈다. 이를 보고 우리도 잘 대응할 것은 물론이고, 외환 포트폴리오도 잘 짜서 보다 빠르게 우리에게 유리한 정책을 펼 것을 글쓴이는 권유한다. 그리고 우리가 통일이 되었을 때 혹은 북한이 갑자기 붕괴했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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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발췌하고, 요약하고, 포스트 쓰면서 정리했더니 브렉시트에 대해 조금 이해한 것 같다. 우선 이 책이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브렉시트가 우리에게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으나 중장기적으로 보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근본적으로 북한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고 큰 그림을 구상해야 한다고 것이다. 게다가 이웃 나라인 중국, 일본이 어떻게 하는지 단디 보고 벤치마킹하고!!
나는 브렉시트 자체보다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 사뭇 궁금했다. 이 책을 읽고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브렉시트가 왜 일어났는지 영국 역사까지 곁들어 읽으니, 보다 이해가 잘 되었다. 나는 작년에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듣고 영국이 왜 EU를 탈퇴하고자 하는지 뜬금 없었기 때문이다. 한때 시끌시끌했던 그리스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 책 덕분에 영국뿐만 아니라 현재 유럽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보다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보다 확실하게 깨달은 것은 지금 세계정세가 극도로 불확실하다는 것!! 예의 주시가 필요하다. 국제 관련 일이랑 1도 관련 없는 '나'이지만, 이미 너무나 세계화된 이 세상에서 과연 내가 현 세계 흐름과 아무 상관이 없을 수 있을까.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fin -
/인상 깊었던 부분/
1. 우리 경제는 미영식 금융법보다 독일이나 스웨덴처럼 제조업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외국 큰손들이 한 번 장난치면 나라가 휘청휘청 거리는 작고 작은 우리나라, 내 생각에도 제조업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 인간이 살면서 서비스만 이용할 수 없고 돈 자체는 있다가도 없는 것 끊임없이 흐르는 물과 같은 것이므로 예나 지금이나 역시 우리는 제조업에서 희망을 찾아야 할 것 같다. 흐르는 물에 쉽게 휩쓸리지 않으려면 말이다.
2. 영국 헨리 8세가 로마 가톨릭과 단절하고 영국 국교회를 만든 것을 두고 최초의 브렉시트였다는 설명, 이 부분을 읽고 허가 찔린 기분이었다. 헨리 8세의 종교개혁은 알았지만 이걸 브렉시트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 에드거 앨런 포우의 『도둑 맞은 편지』가 떠오른다. 그리고 누구나 아는 상식도 조금 달리 보고 깊이 생각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세상만사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있으리오. 다 예전부터 있던 것. 단지, 관점만 달리하면 모든 것이 새로워 보이고, 일견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도 긴밀히 연관된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