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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자지껄 - 북으로 자기경영 지혜로 유쾌하게
안유석 지음 / 처음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회사든 손바닥만 한 가게를 운영하든 필요한 것은 경영감각! 이 감각은 사람에 따라서 타고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시행착오를 몸소 겪으면서 하나씩 깨쳐간다. 사업 전선에 뛰어들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최소화할 수는 있으니 최소화의 방법은 바로 공부다. 사업 공부는 무엇으로 하는가, 보통 4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영을 잘 하는 사람을 직접 찾아가 사사하여 보고 배우던가, 혹은 전문 지식으로 무장한 전문가에게 조언을 들어야 한다. 또는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듣고 타산지석으로 삼아 자기 사업의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 주위에 얼핏 들리는 소문에는 잘 사는 사람이 많은 것 같지만, 따져보면 속은 어렵게 지내는 사람들이 꽤 많다. 이런저런 실패 때문인데, 실패는 상대방을 얕봐도 되는 험담 거리가 아니고, 또한 동정 거리도 아니며 나 역시 찬찬히 생각해 봐야 거리이다.) 그리고 사업 공부의 마지막 방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독서'일 것이다. (물론 독서는, 사업 공부에만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인생 전반에 유익하다. +ㅁ+ 싸랑해요, 오, 마이 책!!)
거의 십 년간 매년 50~100권씩 경영 관련 서적을 잃고, 사업에 적용시키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느끼고 배운 점이 많았다. 어떤 책은 정말 내용이 좋아서 몇 년 동안 간격을 두고 네 번을 읽은 책도 있다. 그 네 번의 서평이 고스란히 블로그에 올라가 있다. 시간이 지나서 읽어본 책은 매번 당시의 경험과 결부되어 다른 느낌을 주었다. 사업의 현장에 있으면서 접했던 여러 경영이론가들의 아이디어에 공감하고, 그 아이디어를 내 사업에 적용하면서 성공도 실패도 했다. 그리고 성공한 기업가들의 전기를 읽으면서 그들의 전략적인 사고에 놀라고 많은 영감을 얻었다. 업계에서 만난 사장님들과의 대화에서 사업의 현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이렇게 현장에 있었던 경영자로서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 이 책의 '들어가는 말' 중에서
글쓴이는 10여 년 전부터 경영 관련 서적을 두루 읽고, 관련 잡지를 리뷰하는 스터디에 참여했다고 한다. 경영 관련 책과 잡지를 읽게 된 계기는 두 어 번의 사업상 큰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책으로 돌아갔다.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왜 이전 사업에서 실패할 수 없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고, 사업상 적용하기 좋은 아이디어를 공부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창업을 했고, 창업 후 3년이 지난 뒤부터 먹고 살만해졌다고 한다.
책을 읽어보면 이 분이 공부를 많이 하고 있구나 느껴진다. 그냥 날림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글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아직은 회사를 운영해 본 적도 없고, 가게를 꾸린 적이 없어서 생소한 부분, 뭐가 뭔지 모르겠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간 책을 읽으면서 진짜 글쓴이기 정성을 들여서 쓴 글인지, 영혼 없이 손이 가는 대로만 쓴 날림 글인지 정도는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정성이 들어가 있다. (보통 기업 컨설팅하시는 분들 중에, 자기 이름으로 출판한 책 권수가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지 - 프로필 때우기용?! - 정말 시답잖고 수준 떨어지는 내용으로도 책을 많이 낸다) 자기 경험이 녹아져 있고, 경험담은 물론, 다른 책을 읽고 깨우친 부분들이 적혀져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으로부터 제일 도움받고 성장할 사람은 바로 '글쓴이' 자신이라는 게 느껴졌다. 내가 이 책의 제목을 새롭게 붙여 본다면, 이렇게 정하고 싶다. '안유석의 독서 경영 노트'. >ㅁ< ㅋㅋ
아무튼 책에 대한 이야기로.
이 책은 '1000권의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면 이 한 권의 책을 주목하라'라고 해서 책 위주로 소개해주는 줄 알았다. 읽어보니 그런 건 아니고, 글쓴이가 사업 관련해서 여러 카테고리를 나누고 그 카테고리에 대해서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쓰거나 설명을 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이 책에 소개되는 경영 서적들은 글쓴이의 주장이나 설명에 뒷받침하는 정도로 나온다. 나는 좋은 경영 서적을 잘 몰라서 이 책을 길라잡이로 읽으려고 했다지만, 약간은 내 예상 밖이었다. 그래도 경영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도 언젠가 사장님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 ㅋ 뭔
제일 재밌게 읽은 파트는, '창업'과 '혁신' 부분.
'창업' 등 시작은 누구나 가슴 뛰게 하는 뭔가가 있고, 혹시나 나도 창업을 할 수 있으니 재미나게 읽었다. (분량은 아주 적은 파트였지만) 창업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을 설명하고 있다. 요즘에는 1인 기업도 많고, 인간 수명은 길어졌는데, 정년은 짧고. 여러 가지 살 궁리를 많이 해야 하니까 꼭 당장에 사업할 생각이 없어도 길고 긴 인생 어떻게 굴러갈지 모르니 충분히 알아둘만하다. 그리고 사업은 아이디어와 아이템, 자본 이 세 가지만으로 불충분하니까 필히 공부를 해야한다.
그다음으로 재밌게 읽은 파트는 바로 '혁신'
인텔이 어떻게 메모리 사업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넘어갔는지, PC 통신에서 인터넷, 핸드폰에서 스마트폰으로 환경이 변화할 때 사업 지변이 어떻게 변화하고 다른 방향으로 변경되는지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이 사례들을 언급하면서, 혁신 이론 중 아주 흥미로운 이론인 '파괴적 혁신 이론'에 대해 설명하는데, 이 이론만 충분히 이해하고 현실에 적용 가능하면 누구나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운도 따라줘야겠지만, 공급과잉인 이 세상에서 하나의 유의미한 돌파구로 보였다. 어떻게든 살 구석과 사업할 틈이 있다고.
혁신 파트를 읽으면서 또 한번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걸 느꼈다. 예전에 대학 다닐 때 경영 서적이나 자기계발 책등 실용서를 많이 읽었는데, 그때 읽었던 것과 꽤나 많이 세상이 달라졌다. 옛날엔 알지 못했던 것, 있지도 않았던 것도 소개 되어 있다. 대학 졸업 후 이쪽 관련 책은 완전 끊었는데, 그래서 실용서 금독으로 인하여 현실 감각 없이 이 모양으로 살고 있나 싶었다. -ㅅ-; (기본적으로 예산, 인사 이런 부분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는 없는 듯)
/좋았던 점/
1. 쨍한 핑크빛 도는 강렬한 빨간색 표지가 마음에 듦. 흰색으로 인쇄된 글씨가 튀어나온 듯 도드라져 보인다. 찡끗.
2. 글쓴이가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게 느껴짐. 이 책을 읽고 제일 유의미했던 건 글쓴이의 설명도, 소개된 책들도 아니라 글쓴이가 열심히 하고자 하는 태도가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잘 먹고 잘 사는 데에는 글쓴이가 보여주는 지식과 열심만으로는 부족하고,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감각'이 제일 중헐 것이다.
/아쉬웠던 점/
1. '1000권의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면 이 한 권의 책을 주목하라'라고 해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 읽지 않아도 될 1,000권의 책 목록이 실려 있을 줄 알았다. 천 권은커녕 100권도 안 된다. - 뭐 그래도 많은 거지만. 이 책에 소개된 책 중에서 특히 읽어보고 싶은 책만 따로 추렸는데 그게 10여 권 된다. 이 책 또한 다 읽으려면 꽤나 시간이 걸릴 테니 읽고 싶은 책 묵묵히 열심히 읽자.
2. 1판 1쇄 된 책이라 그런지 오탈자가 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