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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교육용 기초 한자 900자 - 어휘력을 높이는
미래주니어 편집부 지음 / 미래주니어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한때 한자를 열렬히 사랑했던 사람인데, 살다 보니 내가 한자를 사랑했다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중학생 때는 한자 특활부에 들어 열심히 공부(?)했고, 그래도 한자 사랑이 식지 않아 대학에 들어간 후에도 나름 열심히 익혔다. 이때는 노트 필기도 한자로 쓰곤 했는데(교수님 따라 겉멋 부림) 이제는 그런 시절이 정말 있었냐는 듯 대부분 까먹었고 초등생 수준 한자 몇 개와 내 이름만 겨우 쓸 수 있을 뿐이다. 아,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코로나 집콕 기회를 빌려 다시 한자 공부를 시작했다.
이 책의 구성은, 한자 공부 좀 해본 사람에게 익숙할 것이다.
우선 한자 쓰기 기본 원칙!!! (어때요, 기억나지요? ㅎㅎ)
한자는 어떤 순서로 적는지가 무척 중요한 문자다. 필순에 따라 글자 모양이 달라지고, 무엇보다 글자의 총 획수가 달라진다. 한자 획수는 한자 사전을 찾을 때 무척 중요! - 물론 요즘엔 전자사전의 필기 인식기가 발달해서 스크린에 똑같이 따라 쓰면 바로 찾을 수 있지만 그래도 아날로그 한자 사전으로 한자를 찾을 땐 획수를 정확히 알아야만 한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오른손잡이이므로 한자도 자연스럽게 위에서 아래로, 그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지만 가로획 중 헷갈리는 순서가 있으니 꼭 기억해 둬야 한다. (예로, 한자 허리를 끊는 가로 획과 글자 전체를 꿰뚫는 세로 획은 나중에 쓴다)
독특하게도
등질 발(?)
임금 왕(王)
푸를 청(靑)
의 경우, 2가지 '순서'로 쓸 수 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왜 지금 알게 됐을까.... 배웠는데 완전 까먹은 건가 ;ㅅ; 왜 이렇게 생소하지?!)
이후에 나오는 구성은 대부분 한자 자습서와 비슷하다.
뜻과 음을 음미하며, 필순과 부수를 외우고 한 글자 한 글자 따라 써보기. 한자 공부에 왕도는 없다. 반복 학습과 직접 손으로 많이 써보는 것 말고는.


어느 정도 학습을 하면 중간중간에 평가와 사자성어를 익힐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있다.
오랜만에 나도 한자 따라 쓰기. ㅎㅎㅎㅎ
한자 모양이 영 안 예쁘다. 삐뚤빼뚤, 비례도 크기도 엉망이다. 아름답지가 않아. ㅠㅠ 한자는 아름답고 정갈하게 써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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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자든, 필체는 그 사람의 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쓰는 것이 중요하나 특히 한자는 상형자에 토대를 두고 획이 많은 문자이기 때문에 특히 정신 집중을 요한다. 또 정신만 집중해서 되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깊이 들어가면 한자 학습보다는 '서예'와 이어지지만 그럼에도) 정성스럽게, 정신을 집중해 한자를 쓰면 왠지 내가 향상되는 느낌을 받는다.
영어나 다른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과 또 다른 맛을 볼 수 있는 게 한자 공부가 아닐까 한다. 한자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 어휘력을 높이고자 하는 학생에게 이 책을 추천하며, 또 나처럼 성인이지만 취미로 한자 공부를 하려는 분에게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