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키드 - 2020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Wow 그래픽노블
제리 크래프트 지음, 조고은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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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 키드(new kid) : 새내기, 신참

* 뉴베리상 : 매년 미국 아동문학 발전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작가에게 주는 아동문학상




세계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 중 하나인, 뉴베리 상!


뉴베리 상이 제정된 지 100년 만에 최초로 그래픽 노블이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아동문학사 초유의 일인데요, 이 놀라운 작품은 바로, 제리 크래프트 작품의 '뉴 키드'입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조던 뱅크스. 조던은 짬 날 때마다 그림을 그리곤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도 예술학교로 진학하고 싶어 하죠. 하지만 조던의 부모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조던의 부모님도 다 유색인이었는데, 유색인으로서 미국 사회에서 성공하는 데에 한계가 있음을 느꼈죠. 그래서 아들에게 좀 더 나은 기회를 주고자(좀 더 나은 대학, 좀 더 나은 직업을 위해) 조던을 명문 사립학교로 진학시킵니다.


물론 부모님은 조던이 좋아하는 그림도 존중합니다. 사립학교에 일단 9학년까지만 다녀보고, 영 아니다 싶으면 조던의 진로를 바꾸어 예술학교에 진학시키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그렇게 조던 뱅크스는 명문 사립학교, [리버데일]에 진학하게 됩니다.


하지만 조던은 입학 첫날부터 가치의 충돌과 차별의 벽을 느낍니다. 명문 사립학교이니 만큼 유색인보다 백인 학생들이 절대적으로 많으며, 선생님 또한 백인 선생님들이 대부분입니다. 학교는 그래서 백인 중심의 가치관으로 움직입니다. 이건 백인인 친구들과 선생님들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문제지요. 조던과 다른 유색인 친구들만이, 입학 첫날부터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문제입니다.


가령 이런 문제들입니다.


노년의 백인 선생님은 학생들을 위해 책을 추천해 줍니다. 문제는 백인 학생과 유색인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책이 각각 다르다는 것입니다. 백인 학생들에게는 '마법의 모험' 같은, 그 또래에 어울리는 책을 추천하지요. 하지만 유색인 학생들에겐 이런 책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따로 <선별한 책들>을 추천해 주는데 그 책들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노예제로부터의 탈출', '가난으로부터의 탈출'입니다. 이 책 표지엔 모두 유색인이 그려져 있습니다. 선생님은 유색인 학생에게 이런 책들을 추천해 주면서 한 마디 덧붙입니다. "주인공이 너와 공통점이 많단다"라고요. 하지만 이런 책을 추천받은 유색인 학생 아버지는, 미국 500위 안에 드는 기업의 회장입니다. 유능하고 돈도 많은 아버지를 두고 있는 학생이지만, 백인 노선생님의 눈에는 그저 부모님 없이 가난을 겪고 있는 불쌍한 흑인 소년으로 보일 뿐인 것이지요.


또 백인 선생님은, 백인 학생들의 이름은 헷갈리지 않고 잘 부릅니다. 하지만 유색인 학생의 이름은 늘 헷갈려 합니다. 다만 유색인 학생을 혼낼 때는 정확하게 이름을 부릅니다. 유색인 학생들은 이것도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그저 사소한 실수라 생각하지만, 늘 이름을 잘못 불리는 학생들은 매번 그럴 때마다 마음에 상처를 받습니다.





 제리 크래프트의 뉴 키드가 이런 차별적인 모습만 작품에 담았다면 뉴베리상은 받지 못했을 겁니다. 이 책이 뉴베리상을 받게 된 이유는, 명문 사립학교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다름을 넘어 더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입니다.


바로 타인에 대한 '이해'입니다.


명문 사립학교로 진학한 후 처음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하고 겉돌던 조던은 마음에 맞는 친구를 한 명씩 사귀기 시작하고(처음엔 같은 유색인 학생), 나중엔 백인 친구들과도 오해를 풀고 친하게 지내게 됩니다. 백인이 유색인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듯이, 유색인 학생들 역시 백인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편견 또한 깨부숴야 하는 것입니다. 주인공 조던은 리버데일이라는 명문 사립학교를 다니면서 차별에 직접 부딪히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편견'도 조금씩 깨부숩니다. 좀 더 넓은 시각에서 '타인'을 이해하게 됩니다.


인간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풀어야 할 생의 숙제는 바로 이게 아닌가 싶습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 말이죠.



주인공 조던은, 운 좋게 남들보다 빨리 낯선 상황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주변인으로 지내기도 했지만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배웠습니다. 뉴베리상 최초 그래픽 노블이 대상을 받은 이유는 바로 이 '이해'에 대한 탁월한 전개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뉴베리상 심사위원들도 이 작품을 읽고 '타인에 대한 이해'의 범위를 넓힌 것 같습니다. 바로 이렇게 아동문학의 경계를 허물고 이 작품에 대상을 준 것이 바로 그 증거지요.


앞으로도 제리 크래프트의 『뉴 키드』처럼 경계를 허물고 편견을 깨부숴, '이해'의 범위를 넓혀주는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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