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엄성용 외 지음 / 마카롱 / 202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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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기회가 닿아 2020년 단편 수상작품들을 읽어보았다. 두둥!!! 읽어본 제 소감은요~



풋풋하다고 해야 할까. 습작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게 느껴진다. 나는 오랫동안 세계문학작품집 등 작가들 대부분 저세상이 사람이 된 거장의 글을 읽었다. 그래서 그런지 동시대 작가, 특히나 데뷔작이나 초기작들은 사실 습작 느낌이 다분하다. 설익고, 어디서 본 듯하고, 문장은 좀 장황한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데 이 책도 좀 그런 느낌. 그래도 세계적 거장도 다 이렇게 출발하고, 거장의 첫 작품이나 초기작들은 사실 읽기 버거운 것도 사실이다(나는 헤밍웨이의 초기작들 읽다가 책 던져버림 ㅋㅋ 또 마크 트웨인의 작품 역시 균질적으로 다 작품성이 좋은 것도 아니다. 많은 작가들이 그러하듯이). 어쨌든 수상을 좋은 기회로 삼아, 앞으로 실력을 계속 꾸준히 갈고닦아 좋은 작품 많이 내주셨으면 좋겠다.




 이 작품집에는 총 다섯 편의 중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읽은 작품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을 두 개 꼽으라면, 하나는 엄성용 작가의 「롸이 롸이」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반치음의 「구독하시겠습니까」이다.


개인적으로 반치음 작가의 「구독하시겠습니까」가 작품의 완성도나 문장, 캐릭터 등 모든 요소가 다 좋았다. 줄거리까지!!! 줄거리는, 여성이라면 좀 섬뜩할 수 있는 내용. 직장 동료 남성이 화자를 스토킹해서 몰카를 찍고, 이걸 마치 그 여성이 몰카 콘셉트로 찍은 vlog 영상처럼 편집해 유튜브에 올린다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처음에 자신의 신체와 일상생활이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줄 몰랐다.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듣고 찾아봤는데 완전 경악!!! 동영상 편집은 악의적이라 할 정도로 선정적이다. 가슴과 엉덩이 등 특정 신체 부위가 부각되도록 편집했고, 슬쩍슬쩍 노출도 있다. 주인공이 정말 억울했던 건, 자신이 찍은 영상이 아닌데도 아무도 주인공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일. 다들, 주인공에게 '관심충'이냐면서, 그만하면 됐다고 연기 좀 그만하라고 한다. 주인공은 다행히 마지막에 누가 자신을 도촬하고, 영상을 업로드했는지 그 범인을 찾아내지만 결말은 썩 비극(?!)적이다. 둘의 인생이 박살 나 버리니까. 어쨌든, 충분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또 지금도 대한민국 하늘 아래 누군가 이런 식으로 피해를 입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자기기들이 발달해서 좋은 면도 있지만 이렇게 악용되는 현실이 뭐랄까 참담하다고 해야 할지 그렇다. ㅠㅠ 개인적으로 읽고 좀 무서웠다.


엄성용 작가의 「롸이 롸이」도 좋았다. 제목에서부터 뭔가 리듬이 느껴지는데, 이야기 중간중간 '롸이 롸이' 라고 나오는 부분에선 나도 모르게 절로 리듬을 타며 막 인디언들의 춤을 막 추고 싶어진다. ㅋㅋ 암튼 일본 전래 요괴(?!)가 우리나라 강원도에 나타나 담배연기를 공물로 받고 공기를 깨끗하게 해주고 있는데 외지인인 주인공은 이 요괴를 전국에 퍼트려 대한민국 미세먼지를 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일본 요괴가 즉, 미세먼지 공기 청정기. ㅎㅎ 우리나라 미세먼지가 얼마나 심각하면 이런 소설이 다 나올까 싶다.



오랜만에 읽은 단편수상작품집. 풋풋함이 느껴져 좋았다. 이번에 당선된 작가들 모두 열심히 습작하고, 작품 활동 펼쳐서 앞으로 좋은 작품 많이 내주시길 바란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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