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하게 내버려 두면 안 돼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7
첼시 클린턴 지음, 지안나 마리노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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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 사는 지구를 상상해 보자.


코가 엄청 길고 몸집도 엄청 큰 코끼리가 이 세상에 없어졌다. 어흥! 하며 나무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 사람을 놀라게 하는 호랑이도 없어졌다. 아프리카 사바나 초원에서 부는 바람을 맞으며 저 먼 곳을 아련한 눈빛으로 응시하는 갈퀴가 수북한 수사자도 없다, 그의 새끼인 새끼 사자도, 그 새끼 사자를 돌보고 매섭게 사냥을 하는 암사자도 없다고 상상해 보자.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귀여운 판다도 없다. 물 위에 배영을 하며, 배 위에 맛있는 조개를 올려놓고 앙증맞은 돌로 깨서 그 조개를 먹는 해달도 없어졌다고 느껴보는 것이다. 정글에서 사람에게 위압감을 주는 고릴라도 없어졌고, 똑똑해서 마치 숲속에 사는 사람 같은 오랑우탄도 더 이상 세상에 없다고 상상해보라. 또 바닷속에서 어마어마한 몸집을 이끌고 남모를 대화를 속삭이고 사랑을 나누며 대양을 누비는 대왕고래도 없어졌다고 해보자. 공룡이 이 지구의 주인이었을 때부터 바다 깊숙한 곳에서 끊임없이 헤엄을 치며 태어난 이후 단 한 번도 잠들지 않았던 고래상어도 없어졌다고 상상해보시라. 지구가 뜨거워져 북극에 있던 얼음이 다 녹아, 서식지를 잃고 앙상한 몸으로 바다에 익사한 북극곰도 떠올려 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우리 지구 다채롭고 다양한 생명의 행성인 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여러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고 있어서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으로 동물이 하나둘씩 지구에서 사라지고, 앞으로는 인간과 인간에게 어떤 이로움을 주는 동물들만 남을지도 모른다. 삭막하고, 상상력이 부족한 지구로 곤두박질쳐질 것이다. 오로지 인간의 필요에 의한 동물만 있는 지구는 과연 풍요로운 지구라 할 수 있을까. 다양상과 상상력이 없는, 오직 착취만 있는 지구가 될 것이다.


 

미국 전 대통령 빌 클린턴의 딸, 첼시 클린턴의 『멸종하게 내버려 두면 안 돼』 그림책을 보았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으로 동물들의 귀여운 그림과 그 동물의 짧은 설명만 담아냈는데도 메시지는 강하다. 아이들에게 동물들을 그냥 멸종하게 내버려 두면 안 된다고 경종을 울리는 책. 아이에게 겁을 주진 않는다. 다만, 동물들의 귀여운 삽화와 그들의 하루 일과를 해가 뜨는 아침부터 달이 뜨는 밤까지로 보여주며 이 동물들에게 감정이입토록 한다.


'그러니 멸종하게 내버려 두면 안 된다'라고.... 이 사랑스럽고, 개성 있는 동물이 이 지구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우리가 행동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짧지만 강하고, 메시지 뚜렷한 그림책.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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