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른들은 절대로 안 그래? ㅣ I LOVE 그림책
다비드 칼리 지음, 벵자맹 쇼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3월
평점 :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지적하고 잔소리를 늘어놓지만, 실상 어른들도 아이들과 별반 다를 것 없다는 일침을 놓는 책, 『어른들은 절대로 안 그래?』

다비드 칼리, 벵자맹 쇼, 보물창고, 2020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못된 짓 하지 마'
'이기적으로 굴지 마'
'울지 마라'
'욕 같은 나쁜 말은 쓰는 게 아니야'
'친구 약 올리지 말거라''
'화내지 마'
'게임하다가 속임수 쓰면 안 돼'
'삐치면 못 써'
'남 탓하지 마'
하지만 아이들은 알고 있다. 잔소리를 늘어놓는 어른도 알고 보면 아이들과 똑같이 '나쁜' 행동을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한 지적한 행동을 어른도 똑같이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그런 모습을 아이들이 탐정놀이하듯 증거를 수집한다는 게 큰 줄거리인 작품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러니까 너는 반드시 그들(어른들)처럼 되어야만 해, 알았지?'라고 끝을 맺는데, 여기서 아이들의 생각, 결정, 결심을 이끌어 낸다.

등골 서늘
이 작품의 좋은 점은, 일방적으로 아이에게 가르치지 않고 '선택권'을 준다는 것이다. 어른들도 일상적으로 '하지 말아야 하는 짓'을 하는데, 어른들의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아이들에게 '어른들도 이렇게 행동하니까 너희도 똑같이 따라 할 거니? 아니면 다르게 행동할 거니?'라고 질문을 던지는 것. 질문은 곧 선택을 유도한다. 아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아이들마다 내놓는 대답은 가지각색일 테지만, 분명 어른들의 이런 행동은 잘못이라는 걸 느낄 테고, 나아가 본인은 그러지 말아야 하겠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다.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어른처럼 굴기 싫다고. 이렇게 한 번 생각하고, '나는 안 그래야지!'라고 결심한 아이들은 최대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도록 노력할 가능성이 높다.
좋은 작품이란 어떤 작품일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무엇을 선택하고 행동할지 아이들 스스로 결정하도록 이끄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일방적 가르침은 아이들에게도 설득력 낮으니까.
그리고 나아가 '이해'를 유도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다. 아이들은 아직 세상이 낯설고, 어른도 낯설다. 또 아이들은 어른이 자기에게 가르치는 말과 어른 스스로 하는 행동이 다를 때 인식의 불일치가 생겨 혼란스럽다. 이때 많은 어른들이 자기 잘못은 무시한 채, 아이들에게만 잘못했다고 윽박지르고 강압적으로 가르치려 하는데 이는 정말 잘못된 행동이다. 몰이해와 몰이해의 충돌. 아이들은 이때부터 '이해'보다는 어른과 자기 자신을 '분리'해, 방어막을 쌓거나 피해 의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나아가 어른의 행동과 자신의 행동을 일치시켜보고 '이해'하는 사고를 이끌어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준다. 너는 어떤 행동을 하겠느냐고. 이런 질문을 받은 아이들은 사려 싶고 책임감 있는 아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