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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지도 -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네 번째 이야기 ㅣ 페러그린 시리즈 4
랜섬 릭스 지음, 변용란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9년 12월
평점 :
책 표지만 보면 완전 무서운 공포, 스릴러 장르의 문학 같지만 그와 전혀 다른 내용의 책이다. 할리우드 영화, <엑스맨> 유의 독특한 개성, 독특한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총출동하는 모험, 액션, 히어로 장르물이랄까.
주인공들은 이상한 능력을 가진 10대들, 태어나고 자란 시기는 제각기 달라서 누구는 1900년 초반에 태어나 아흔 살이 넘었고, 누구는 미국 경제 대공황 시대에, 누구는 1960, 70년 대에 태어나 자랐다. 각기 태어난 시기는 다르지만, 모두 십 대에 머물러 있고, 함께 친구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루프' 때문이다. 이 루프는 시간이 현재와 완전히 다르다. 시간이 갇혀 있달까. 그래서 루프 안에 머물면 나이가 들지 않거나, 아주 천천히 나이를 먹는다. 제이콤 포트먼과 제각기 놀라운 능력을 가진 아이들은 태어나고 자란 시기는 다르지만 이 루프 덕분에 같은 십 대로 친구가 된다.
내가 시간의 지도 이전 세 편,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할로우 시티』, 『영혼의 도서관』을 안 봐서 이 소설 속 세계관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전권들을 읽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고 재미있다. (히어로물 is 뭔들)
그리고 주인공이 10대여서 그런지 작가는 '연애'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암요, 뺄 수 없죠!) 남자 주인공 제이콥 포트먼과 여자 주인공 엠마 이야기인데,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이 예전 영화 <백 투 더 푸쳐>처럼 약간 터부시 되는 내용이 나온다. 여자 주인공 엠마는 제이콥의 친할아버지(에이브 포트먼)가 젊었을 때 서로 사랑했던 사이로 현재는 할아버지는 죽었고, 엠마는 여전히 예전 그 나이, 그 모습으로 제이콥의 친구이자 연인이 되었다.
제이콥과 이상한 아이들은 모험을 떠나는데 그 모험의 궤적이 예전 에이브 포트먼의 흔적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엠마는 자꾸만 에이브를 생각하게 되고, 현재 엠마의 남자친구이자 에이브의 친 손자인 제이콥은 걷잡을 수 없는 질투에 사로잡힌다. 연애보다 임무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애써 감정을 누르지만, 10대에게는 임무만큼이나 사랑도 중요한 법이라 엠마와 갈등에 놓을 때마다 제이콥은 한없이 흔들린다. (이 나이가 되어서 보니, 10대들의 이런 갈등, 고민들 넘 귀여워. ㅋㅋ) 어쨌든 읽으면 할아버지와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설정은 느낌이 좀 요상하다.
히어로물로 읽어도 좋고, 10대 연애 소설 및 성장물 이야기로 읽어도 좋다. 이 책 시리즈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니 함께 보면 좋을 듯. 추천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