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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읽기의 기술 - 숫자를 돈으로 바꾸는
차현나 지음 / 청림출판 / 2019년 10월
평점 :
기업 데이터 담당자를 독자층으로 잡고 쓴 책. 하지만 나 같은 일반인들이 봐도 상관없이 유용한 정보가 있다. 일단 저자는 빅데이터를 다루는 기업들에게 데이터의 목적 3가지를 말한다. 첫째, 데이터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둘째, 데이터의 목적은 소비자가 언제 돈을 쓰는지 아는 것이다. 셋째, 데이터의 목적은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이다. 고로 데이터의 목적은 소비자를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하여,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킨 후 도는 버는 거라고 말하며, 이를 위해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활용할 것인지 설명한다.
저자는 표지의 띠지에도 적혀 있듯 스타벅스코리아 1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책 중간중간에 스타벅스의 사례를 실어놓는다. 이 책에서 제일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영수증 한 장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알 수 있다'라는 내용인데, 사실 이 책은 이 영수증 부분만 잘 숙지해도 제대로 읽은 거라 봐도 무방할 듯. (이 책에서 영수증 외에 다른 부분 설명은,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쓴 『세상을 읽는 새로운 언어, 빅데이터』를 읽으면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빅데이터를 설명하는 책인데, 왜 영수증 '한 장'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일까. 그것은 영수증 한 장에 기업에게 필요한 소비자의 정보가 거의 모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개인 정보에 대해 민감한데, 기업 입장에서는 개인 정보를 다 알 필요가 없다. 기존의 상식으로는 기업이 소비자의 나이, 성별, 사는 곳, 직업 등등 이런 정보가 유용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저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이런 개인 정보는 딱히 유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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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쪽. 멤버십에 가입한 개인 정보가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니다. (...) 그가 한 명의 동일한 개인임을 확인하는 것이 멤버십의 핵심적인 역할이다. 이 한 명의 고객에게 프로모션 쿠폰 등 이벤트 타기팅이 가능하다. 이는 멤버십의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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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업들은 아직도 나이, 성별 등으로 그룹을 나누고 이 그룹들의 선호나 취향이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마케팅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마케팅을 회의적으로 본다. 같은 나이, 같은 성별, 비슷한 성격의 소유자인 친구 지간에도 상품의 선호, 서비스의 선호는 천차만별이라고. 가족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가족이지만 다들 성격이나 취향이 얼마나 다른지. 따라서 기업은 이런 편견에서 자유로워야 할 필요가 있으며, 중요한 것은 위에 발췌한 대로 '동일한 개인'이냐, 그리고 이 개인과 선호가 비슷한 사람들을 묶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선호가 비슷한 것에 나이, 성별, 사는 지역 등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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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쪽.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아니라 고객 행동에 기반 - 하늘 아래 같은 사람은 없으므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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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쪽. 개인에게 맞는 정보 제공과 제품 추천 점점 성별과 나이의 구분이 무색해지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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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쪽. 과거엔 모두에게 광고를 뿌리고(spray) 그것이 원하는 고객에게 전달되기만을 바라는 (pray) 방식이었다. 대중에게 모두 동일한 광고를 하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개인이 볼 수 있는 웹이나 앱 플랫폼에서 그들에게 적합한 정보를 제공한다. (...) 1만 명에게 보여주기 위해 들었던 비용 대신 정말 이 제품을 구입할 만한 100명에게만 비용을 들이면 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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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보들은 '영수증 한 장'에 들어 있고, 따라서 영수증만 잘 분석하면 기업이 누구를 대상으로 마케팅해야 하는지, 그들로부터 얼마나 이익을 창출했는지 등을 분석하면 된다. 고로 영수증에 기업이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잘 분류해 넣는 것이 중요하단다. 영수증에는 '개인 정보'보다는 '동일한 개인'임을 표시하고(이것은 멤버십 제도로 가능/who), 어느 매장에서(where), 무엇을(what), 언제(어느 빈도로/when), 어떻게(어떤 지불 수단으로/how), 왜(why) 샀는지에 대한 정보를 담을 수 있도록 영수증 고유 번호를 잘 설정해야 한다고.
사실 개인 한 명 한 명에게 설문 조사한 것을 '패시브 데이터'라 하고, 위의 영수증처럼 절로 데이터화되는 것을 '액티브 데이터'라고 한단다. '패시브 데이터'는 설문에 응하는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분석, 통계하는 데에 한계가 크지만, '액티브 데이터'는 사람의 주관이나 거짓말이 없기 때문에 '패시브 데이터'보다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초기에 잘 설정만 해놓으면 필요한 데이터가 저절로 쌓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어느 면에서는 '패시브 데이터' 수집 비용보다 더 저렴하기도 하다.
아직 빅데이터를 사람들이 어떻게 활용하고 이용해야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빅데이터화 시대가 된 지 정말 얼마 안 됐고, IT 쪽을 잘 모르는 의사 결정권자인 회사 오너나 임원진들이 데이터에 익숙하지 않거나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으면 긴요한 데이터들을 쌓아놓고도 그냥 방치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세상은 자꾸 바뀌고 있으므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혹은 사업하는 개인들은 이런 사실을 잘 숙지하고 변하는 세상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 아니, 오히려 통찰력을 가지고 앞으로의 변화까지 바라보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영수증 한 장도 허투를 생각하지 않고, 소비자에 대해 필요한 정보를 온전히 다 담을 수 있도록 노력, 또 노력이 필요하다.
직장에서 마케팅이나 데이터를 다루는 분들, 소비자를 상대로 사업을 하시는 분들께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