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심리학 공부
강현식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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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트북스의 <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시리즈 중 심리학 관련 책.

저자는 강현식 씨로, 심리학 관련 교양서적을 좀 읽어 본 분이라면 '누다심'이란 필명으로 익숙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예전에 (아마도 십여 년 전에) 『누다심의 심리학 블로그』를 상당히 재밌게 읽어서 여러 해에 걸쳐 반복해 읽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저자의 본명보다 필명이 더 익숙하다. 본명을 들으면 '누구?!라는 생각이 들지만, '누다심'!! 하면 섬광처럼 '아, 심리학!!'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현재 심리학 아카데미와 심리학 센터를 운영 중에 있으며, 칼럼이나 책 등 저술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책도 많이 냈는데, 현재 내가 읽은 건 지금 서평을 쓰는 이 책을 포함해 3권, 『누다심의 심리학 블로그』와 『심리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이다.




이 책은 저자의 기존 책과 좀 다르다. 기존 책은 심리학을 쉽게 풀어쓴 교양서적이라면, 이 책은 심리학 용어나 분과 학문, 관련 연구자들에 대한 <사전식 설명서>다. 표지에 적혀 있듯, <'개념어' 사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고 딱딱한 느낌의 사전은 아니고, '개념어 사전'과 '교양서적' 사이의 그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다 있다. 책 속 <지은이의 말>에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잘 표현한 부분이 있어 발췌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공자들은 흥미와 재미 위주의 심리학 대중서를 외면할 수밖에 없고, 대중은 당연히 복잡한 실험 방법과 통계 수치, 그리고 낯선 심리학자들의 이름으로 가득한 전공서를 외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의 축발점은 바로 여기였습니다. 심리학 대중서와 전공서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심리학에 대한 대중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하면서도 가능한 학문으로서의 심리학의 입장을 많이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9쪽)

저자가 설명한 딱 그 느낌, 그 수준의 책이다. 그래서 심리학에 관심 있는 분들이 좀 더 깊이 심리학에 대해 알고 싶을 때 색인처럼 이 책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책이 아니다. 관심 있는 부분 찾아 읽으면 되고, 어느 페이지이든 아무 곳이나 펼쳐서 읽어도 되는 책이다. 나의 경우 처음부터 읽되, 관심 있는 부분은 정독해서 읽었고, 크게 관심 없거나 어려운 부분은 건성으로 읽거나 건너뛰었다. 이렇게 건너뛴 부분은 다음에 필요할 때 찾아 읽으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부분 몇 개 발췌한다.

시냅스의 연결은 경험에 따라, 나이에 따라 계속 변한다. 끊임없이 두뇌를 사용하는 사람, 즉 공부를 계속하거나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사람들은 시냅스가 더 풍성해지지만, 반면에 기존의 지식만을 활용하거나 아니면 이것마저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존재하던 시냅스도 약해져 결국에는 끊어지고 만다. 뉴런은 우리 몸의 다른 세포와 달리 재생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끊임없이 두뇌 활동(공부, 운동, 취미활동 등)을 하는 노인들의 뇌에서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뉴런이 재생된다는 보고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대체로 뉴런은 재생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중요한 것은 뉴런의 개수가 아니라 시냅스의 개수이기 때문이다. 있는 뉴런만 잘 활용해도 시냅스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 뉴런 / 119쪽 )

- 중요한 것은 개수가 아니라, 연결성!!! 새로 만들어지지 않는 뉴런에 미련을 갖지 말고 이것과 저것의 연결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시냅스의 연결을 활발히 하려면 누에 언급된 대로 '공부, 운동, 취미활동'을 활발히 하고 새로운 것을 많이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대상관계는 어린 시절에 중요한 타자와의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보통 중요한 타자라 자신을 낳아준 엄마(양육자)가 된다. 아이는 엄마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세상은 어떤 곳인지, 그리고 자신과 세상의 관계는 무엇인지 알아가게 된다. 이것은 성인이 되어도 우리의 무의식에 남아 있기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 대상관계 이론 / 123쪽)

- 아이가 하나의 우주 라면, 엄마는 우주를 창조하는 조물주이다. 엄마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세상에 대한 믿음, 건전한 사고방식을 잘 갖추고 있다면 아이도 엄마의 영향을 받아 그렇게 자랄 것이다. 엄마의 <믿음>이 자녀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뇌의 관점에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1997년에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가브리엘리는 해마옆이랑이라는 부위가 어떤 장면과 대상의 친숙성을 판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해마옆이랑은 대뇌피질의 측두엽 안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더 안쪽으로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해마옆이랑은 과거와 동일한 경험을 했을 때 흥분하지만 때로는 갑작스럽게 흥분해 친숙함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데자뷰 / 129-130쪽 )

- 하, 데자뷰도 뇌의 특정 부위의 흥분으로 일어나는 현상일 수 있구나!

애쉬는 애매한 상황이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명확한 상황에서도 동조가 일어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심리학들은 집단이 세 명 이상으로 커지더라도 동조 현상이 더 이상은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조를 위해서는 세 명이면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그러고 보면 세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말하면 곧이 믿게 된다는 뜻인 삼인성시호 역시 같은 맥락이다. ( 동조 / 144-145쪽 )

- 동조 현상은 상당히 주의해야 한다. 보통 포털 뉴스 댓글에서도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다. 누가 강경하게 첫 댓글을 달면, 그 밑으로 그와 유사한 댓글이 달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혼자 아이디를 바꿔가며 적거나, 매크로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동조 현상에 따른 댓글이 줄줄이 달리기도 한다. 동조현상은 우리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한 발짝 떨어져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정신분열처럼 심각한 정신장애부터 가벼운 우울까지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양한 자극들에 주의가 분산되어 집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선택할 수 있는 주의 집중 능력을 가지고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필요한 자극에만 주의를 집중하느냐, 아니면 너무 많은 자극에 주의를 기울여서 스트레스를 받느냐는 초보자와 전문가의 차이다. ( 몰입 / 166쪽)

​- 칙센트미하이가 개념화한 몰입에 대한 설명이다. 몰입한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해지는 건 아니지만, '몰입'에 '희열'이 있는 건 확실하고, 기타 부정적인 감정들을 제거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나도 몰입!!!

가장 심각한 정신장애로 알려진 정신분열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신분열로 보이는 행동적 특징이 기원전 14세기의 힌두 문서에서도 나타난다. 오래된 만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긴 하지만,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신분열은 발병 후 방치되는 기간이 길수록 인지 기능의 손상이 심해진다. 따라서 빠른 시일 안에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려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정신분열은 인생의 꽃을 한창 피우려는 시기에 발병하기에 가족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당연히 증상은 더 악화된다.

정신분열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비율이 대략 0.5%라고 한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 200명 중 1명은 정신분열로 고통받고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정신분열의 올바른 이해가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 정신분열 / 439쪽 )

정신분열 환자들은 정상인보다 측두엽에 위치하는 도파민 수용기의 수가 더 많은데, 측두엽에는 청각을 담당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이는 정신분열의 환각 증상 대부분이 환청이라는 점과 일치한다. ( 정신분열 / 442쪽 )

- 뉴스에서 자주 듣게 되는 정신분열, 요즘에는 조현병이라고 이름이 바뀌었지만, 어쨌든 이름이 바뀌었든 간에 일반 사람들에게는 이해 불가능하고, 무섭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는 정신질환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위에 언급되었든 200명 중에 1명이 걸릴 만큼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질환이다. 애초에 조현병에 걸리지 않도록 모두 노력해야겠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조현병에 대한 기본 인식이 달라져야 할 필요가 있고, 기초 상식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무지로 인해 조현병을 방치하여 사회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동물이 무기력을 학습한다는 생각은 이단적인 것이었으며, 행동주의의 논지와 주장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동물도 무기력을 학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학습된 무기력은 오늘날 우울을 비롯해 비관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인지양식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되었다.

그런데 행동주의의 한계와 인지심리학의 가능성을 보인 이 실험에서 정작 그의 관심을 끈 것은 둘째 집단의 개들 중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열심히 왕복 상자를 뛰어다녔던 1/3의 개들이었다. 분명 통제할 수 없는 경험을 했는데도, 이 녀석들은 포기를 모르는 것 같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하던 셀리그만은 낙관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 무기력이 학습될 수 있는 것처럼 낙관주의도 학습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긍정심리학의 선구자가 되었다. ( 학습된 무기력 / 529쪽 )

- 학습된 무기력은 익히 들었지만 학습된 낙관주의는 처음 듣는다. 왜 이 생각을 못 했을까?! 얼마 전에 읽은 <행복한 이기주의자>라는 책도 떠오른다. 무기력을 이겨내고, 포기할 줄 모르는 낙관주의로 즐겁고, 성취지향적으로 사는 게 한 번 사는 인생에서 중요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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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 관심 있고, 어느 정도 심리학 관련 개념이나 관련 실험에 대해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는 일반인들이 읽으면 좋을, 심리학 개념어 책이다. 색인처럼 곁에 두고 궁금한 내용이 있을 때마다 찾아 읽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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