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는 새로운 언어, 빅데이터 - 미래를 혁신하는 빅데이터의 모든 것 서가명강 시리즈 6
조성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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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컴퓨터의 아버지', 앨런 튜닝을 다룬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인류 최초의 첫 컴퓨터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앨런 튜닝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최초로 현대식 컴퓨터를 만들었는데 이 컴퓨터가 하는 일은 독일 암호를 분석하는 것이었다. 독일군은 매일 아침 암호가 담긴 엄청난 양의 메시지를 발송했고, 이 암호가 매일 밤 자정에 모두 리셋되었기 때문에 앨런 튜닝의 컴퓨터는 매일 아침 그 모든 작업을 새롭게 다시 해야 했다.

허탈감과 분노, 주위의 불신이 가중되던 때, 독일군의 암호를 받아 적는 한 여성의 말에 힌트를 얻어 분석해야 할 데이터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그러자 앨런 튜닝의 컴퓨터는 정보를 입력받자 금방 독일군의 암호를 풀어낸다.

앨런 튜닝을 애먹인 것은 바로 어마어마하게 많은 '데이터의 양'이었다. 많은 데이터의 양은 앨런 튜닝뿐만 아니라 그 후로 꽤 오랫동안 컴퓨터 분야에서 골 아픈 문제였다. 그러나 컴퓨터의 성능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갔고, 인류는 이제 어마어마하게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양의 데이터, 즉 '빅데이터'는 예전에는 컴퓨터 분야에서 골칫거리였지만, 이제는 '빅데이터'가 현대의 자원이자 가치가 되었다.


익숙하지만 아직 낯선 빅데이터. 보통 인공지능 관련 책을 접하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빅데이터를 중심 주제로 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서울대 조성준 교수의 '서가명가' 강의를 바탕으로 쓰인 책이다(아마도 강의를 바탕으로 출판사 직원이 글로 옮기고 편집한 것 같다).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라서 책의 내용도 어렵지 않다. 전문적인 내용은 최대한 배제하고, 쉽게 설명한다. 공학과 교수여서 그런가, 책(강의) 구성이 논리적이고 간결한 느낌이 많이 든다. 따라 읽다 보면 이해가 쏙쏙 됨! (물론 익숙하지 않은 분야라 책을 덮고, 나보고 설명하라고 하면 머리가 하얘지고 아무 설명 못할 것이다 >ㅁ<)

이 책의 좋은 점은, 일단 교수님이 관련 분야를 전공한 학자이기도 하지만,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의뢰를 받아 산업/상업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많이 하고 계시다. 그래서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생생한 자료가 많다. 가령 모 대기업의 인사 채용이라든지(어떤 사람이 채용 후 금방 퇴사할지, 누가 오래 근속할지 등), 신용카드사의 사용자별 카드 활용 데이터로 어떤 고객에게 어떤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 공장에서 생산한 물품들의 이동과 보관 기간이 적절한지 등을 다 빅데이터로 분석해서 알 수 있다고 한다.

빅데이터는 막연하게 '4차 산업혁명'의 미래 자원인 것이 아니라, 현재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고 더불어 빠른 속도로 우리 삶에 스며 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고로, 일반인들도 빅데이터의 기본 개념과 활용, 적용 및 빅데이터에 대한 생각을 어느 정도 하고 있어야 한다.

책에서는 빅데이터가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다룰 수 있으며, 또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혁신에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텐데 만약 사람들이 빅데이터에 무지하다면 올바르게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단다. 근래까지 인간은 자기가 속한 조직이 정한 대로의 '룰'을 무비판적으로 따르거나, 담당자 개인의 '경험과 직감'을 토대로 의사 결정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아직 이런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빅데이터'에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고 말이다.

따라서 빅데이터에 대한 기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문적 교육은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현실적으로 힘들고, 몇 주나 며칠, 그것도 안되면 최소한 몇 시간의 교육만으로 빅데이터의 인식이 달라질 수 있고, 그걸 잘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빅데이터 활용은 처음 자동차가 생겼을 때와 같다. 말을 몰고 먹고살았던 마부들은 자동차에 적대감을 가지고 앞으로도 계속 말을 몰고 다니는 시대일 거라 생각했지만 극히 짧은 시간만에 마차는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을 뿐 도로 위에서는 자취를 감추었다. 새로운 문물이 등장했을 때는 늘 이랬던 것 같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도, mp3폰이나 pda 폰 사례를 말하며 비관적으로 생각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누구랄 것 없이 거의 대부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다.

예전처럼 컴퓨터 성능이라는 물리적 한계가 부서진 지금, 앞으로 빅데이터 활용은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일반인들도 필히 잘 알아둬야 한다. 빅데이터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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