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아프리카 이야기 과학과 친해지는 책 24
이지유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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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중, 고학년을 대상으로 나온 책. 하지만 내가 그런 걸 따져 읽던가! 어린이를 위한 책이든, 노인을 위한 책이든 내가 읽고 싶으면 읽는다. 이번 주 수요일, 그러니까 모레! <라이온 킹> 실사판이 개봉한다(하지만 진짜 동물들을 데려다가 촬영한 건 아니아니아니야~♩) 라이온 킹!! 라이온 킹!!!!! 내가 초등학생 때 제일 애정 했던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이 개봉 박두!!!!


어린 시절,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 엘튼 존이 부르는 이 노래의 첫 소절만 나와도 잘 놀다가 갑자기 감성적이 되고(음악의 힘이 얼마나 큰지, 이 노래만 들으면 초등학생이던 나도 우수에 젖었다. 눈가 촉촉), 하쿠나 마타타 What a wonderful day ♩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거렸다. 얼마나 반복해서 보고, 얼마나 반복해서 들었는지 지금도 하쿠나 마타타를 마음속으로 외면 품바의 노랫소리가 절로 재생된다. 이 나무, 저 나무를 왔다 갔다 하다가 갑자기 어른이 된 심바의 모습. 더디게 자라던 내 어린 시절에, 노래 하나 끝나기도 전에 훌쩍 커버린 심바의 모습은 마법처럼 다가왔다. 그 극적 변화가 너무 좋아서 보고, 보고 또 보았다. 무엇이든 잘 될 거라는, 그 무엇도 우리가 자라는데 방해될 수 없다는. 마냥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장면이었다.


어린 시절에 인상 깊었던 것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작은 계기만 생긴다면 또렷이 기억에 떠오른다. 나에게 라이온 킹이 그러하다. 어쨌거나 그래서, 실사판 개봉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세렝게티 초원을 다룬 책 한 권을 읽었다.



바람을 맞으며 좋아하는 저 수사자를 보아라!


어린이들을 위한 과학 글을 쓰시는 이지유 작가가 발로 쓴(?!) 아프리카 이야기이다. 남매인 민지, 민우가 세렝게티 사파리 투어를 한다는 내용이지만, 이건 가상의 설정이고 실은 이지유 작가가 직접 아프리카에 가서 직접 보고, 사진 찍어온 동물들 모습에, 약간 소설적 형태를 가미한 아프리카 동물 이야기이다. 또 중간중간 아프리카 생태나 기후 환경, 생물학 이야기가 곁들여져 있다. 과학적 이야기가 들어 있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쉽고 재밌게 설명되어 있다.



우선 사자나 기린, 코끼리가 많이 사는 곳은 우리가 익히 아는 세렝게티 초원의 소개!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아프리카에서 제일 높은 산이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킬리만자로 산' 서쪽 사바나 지대에 있다. 소속 국가는 탄자니아. 야생동물의 천국이다(이 책을 보고 알게 되었는데 '킬리만자로'라는 것은 스와힐리어로 '빛나는 산', '하얀 산'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킬리만자로란 단어를 들으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 또르르)


세렝게티 옆에는 '응고롱고로 보존 지구'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도 아주 독특한 지역이다. 세계에서 제일 큰 칼데라로, 지름이 자그마치 20km! 아무런 지식 없이 간다면 이곳이 칼데라인지도 모를 것이다. (참고로 칼데라는, 화산 폭발이 너무나 강렬해서 산 뚜껑이 날아가 평평해진 곳이라 보면 된다) 주위에 높은 산으로 장막이 쳐져 있어, 주위 지역과는 사뭇 다른 생태를 이루고 있단다.



응고롱고로- 실제 가서 본다면 속이 뻥! 뚫릴 것 같다.


전체 흐름은 민지, 민우 남매가 부모 품을 떠나서 사파리 가이드인 줄리아 아줌마와 응고롱고로를 거쳐 세렝게티에 다녀오는 이야기이다. 사파리 투어라고 보면 된다. 투어를 하면서 마주치는 동물들에 대한 소개를 한다.



사자도 만나고, 표범도 만나고, 치타도 만난다. 또 초식 동물도 많이 만난다. 쿵쾅쿵쾅 코끼리. 목이 긴 게 하나도 안 슬픈 기린. 입 크기로 대결하는 하마 등등. 그리고 중간에는 저렇게 귀여운 일러스트도 수록 되어 있다. 일러스트를 보니 떠올라서 하는 말인데, 기린은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길다고 한다. 보통 하이에나를 제외한 많은 동물은 뒷다리가 더 긴데 기린의 앞다리가 긴 이유는, 목이 길어서 이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목 아래에 있는 앞다리가 길어진 것이라고 한다. (요런 유익한 이야기가 이 책에 소개되어 있어요!)



라이온 킹을 보면, 저 바위 같은 것이 상당히 중요한 장소로 등장한다. 초원의 왕인 사자에게 저 바위는 위엄을 드러내는 장소이자 간택 받는 장소로 매우 중요하다. 세렝게티 초원에는 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드문드문 저런 커다란 바위가 실제로 있다. 이름하여 코피(Kopje)! 네덜란드어로 '작은 머리'라는 뜻. 하지만 코피는 작지 않다. 사자가 작아 보일 만큼 그 크기가 매우 크다.



이 책에는 코피의 생성 과정도 소개한다. 생성 과정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일단 아프리카 대륙은 상당히 오래되었다. 5억 년 전에 생겼다(어마어마하죠!). 그런데 세렝게티 지역에 2000만 년 전 한쪽 땅이 꺼지면서 용암이 흘러나왔다. 용암이 굳으며 새로운 지층이 생겼고, 또 500만 년 후 화산 폭발이 일어나 이전에 생성된 많은 것들이 화산재와 용암으로 덮어버렸다. 오랜 세월이 흘렀고, 분화구가 내려앉아 칼데라(응가롱고로)가 생겼다. 또 수많은 세월이 흐르며, 비와 바람에 산이 깎이고 깎여, 5억 년 전에 생성되었던 아주 단단한 암석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게 바로 '코피'다. 5억 년전에 생성된 암석! 만약 라이온 킹에서 심바가 올라가 세렝게티 초원을 내려다보는 바위를 본다면 '앗! 저것은 5억 년 전에 생성된 코피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책에는 이렇게 멋진 사진도 있고,



요런 귀여운 일러스트도 있다.



그리고 품바도 있음 ㅋㅋㅋ




아프리카의 예술적 미를 보여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홍학도 있다. 참, 이 책을 보고 알게 되었는데 홍학이 홍(紅)~한 이유는 붉은 색소를 지닌 '시아노박테리아'와 '스피루리나'라는 미생물을 먹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홍학의 털도, 날개도, 심지어 눈도 빨갛게 변색된다고. 이 미생물들은 강알칼리성 물에 사는데, 알칼리의 농도가 짙으면 피부가 타버린다. 하지만 홍학은 엄청나게 튼튼한 비늘로 덮여 있어서 살이 타버리지 않는다고. 자연적으로 강알칼리성 호수 의 섬은 천연 요새가 되는 것이다. 어떤 동물도 강알칼리성 호수를 헤엄쳐 올 수 없기 때문. 누군가에게는 죽음의 호수이지만, 적응한 누군가에게는 먹이의 보고이자, 예술적으로 변신할 수 있으며, 심지어 천적으로부터 자신과 새끼도 보호할 수 있는 곳이다.



이렇게 이 책에는 아프리카 동물에 대한 유익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어린아이 눈높이에 맞춘 생물학, 지질학 정도라 할까. 익숙한 동물이지만 여전히 낯선 동물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다. 라이온 킹 개봉에 맞춰 읽기를 잘 했다. 세렝게티 초원과 그 초원에 사는 동물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일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므로. 재밌게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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